[데이터로 보는 2021년 (2)] 투자 속도 높인 기업, 미래 준비도 착착

시간 입력 2021-12-14 07:00:01 시간 수정 2021-12-14 1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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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투자, 올해 3분기까지 124조4055억원
전년 대비 7.3%, 코로나 이전 대비 11%↑
"IMF·금융위기 등 학습효과, 위기가 곧 기회"

500대 기업의 투자 규모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20조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분기 누적과 비교해 11%가 늘었다.

대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올해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3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올해 1~3분기 누적 투자 규모는 124조4055억5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115조9412억6200만원과 비교해 7.3% 늘어난 수치다. 2년 전(2019년) 동기 112조773억7500만원과 비교하면 11% 증가한 것이다.

투자를 많이한 상위 5개 기업(올해 3분기까지 투자 규모 기준)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공사, LG화학, 현대자동차 순이다. 이들은 500대 기업의 투자액은 전체 투자액의 52.2%를 차지했다. 

이들 중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부터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린 곳은 삼성전자뿐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36조9635억1400만원을 투자했다. 이는 작년 동기 28조8703억5100만원과 비교해 28.03% 늘어난 수치다. 2년 전 동기 18조3119억9400만원과 비교하면 101.85% 증가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까지 10조 4633억2300만원을 투자해 지난해 동기 8조692억4100만원 대비 29.7% 늘었지만, 2년 전(11조8844억3000만원) 대비로는 11.96% 줄었다. 

한국전력공사, LG화학, 현대자동차는 작년 대비 투자 규모가 감소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3분기까지 9조3740억9200만원을 투자해 지난해 동기 9조5928억4400만원 대비 2.3% 감소했다. LG화학은 4조1180억30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8%, 현대자동차는 4조38억36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3조5779억6600만원 대비 8.3% 줄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가 전년 대비 투자 규모를 12조원 이상 늘리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상사, 유통, 식음료, 제약, 서비스, 증권 업종도 투자액이 작년과 비교해 1000억원 이상 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조선·기계·설비, 철강 업종의 투자는 전년 대비 최소 4000억원 이상 줄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IMF, 금융위기 등을 살펴보면 불황에 우량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며 "학습효과를 거치면서 우량 기업들이 현재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는 미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황일 때 투자해야 경제가 정상화됐을 때 더 크게 성장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국내 주요 대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등은 앞다퉈 신사업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소비자가전(CE)와 IT·모바일(IM) 부문을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8월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로봇 등에 3년 간 24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의 SK도 오는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과 관련해 150억달러(17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힌 상태다. 최근 미국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자동차는 연구개발, 설비투자, 미래 사업 역량 확보 등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60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최근 기업의 경영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도 투자 확대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발간한 'K기업 ESG 백서'에 따르면 국내 30대 대기업 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환경 분야에 1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가 앞으로 5년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라며 "현금이 있는 대기업들은 계속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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