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부실확대 우려 잔존

시간 입력 2021-12-22 07:00:10 시간 수정 2021-12-21 17: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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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지난달 고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51.4%…전년비 40%P↓
금융당국, 내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 강화…중금리대출 35조 공급도

정부가 내년 35조원 규모의 중금리대출이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은행권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올해보다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는 공급 증가에 따른 부실 확대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 은행이 신용평가모형(CSS)을 얼마나 고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대출규제·금리인상에 고신용자 대출 ‘뚝’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평균 고신용자(연 금리 4% 미만 적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51.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1.1%보다 39.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고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1년 전 87.2%에서 22.3%로 64.9%포인트 줄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44.0%포인트, 38.8%포인트 감소한 43.1%, 53.5%였다. 농협은행은 93.8%에서 68.2%로 25.6% 줄었고, 우리은행도 94.9%에서 70.8%로 24.1%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연 4~6%의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은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평균 비중은 지난해 11월 5.2%에서 지난달 29.1%로 1년 새 23.9%포인트나 커졌다.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줄어든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고소득자 대출규제 강화가 꼽힌다. 당국은 지난해 연소득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가 총 신용대출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은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7월부터는 1억원 초과 신용대출 전부에 DSR 40%를 적용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율을 규제하자 한도를 줄이고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를 조절했다. 지난해 11월 5개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3.64%로 1년 전(2.84%)보다 0.8%포인트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두드러지게 줄었다. 케이뱅크의 금리 연 4% 미만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해 74.5%에서 19.3%로 축소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91.5%에서 1.0%로 대폭 감소했다. 이들 은행은 올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목표치인 20% 수준을 맞추기 위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총량규제 정책으로 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면서 고신용자보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35조 중금리대출 시장 개막…리스크 관리가 관건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4~5%대 수준으로 관리하고자 더욱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으면 적용됐던 은행 DSR 40% 규제 대상은 당장 내년 1월부터 담보대출을 포함한 총대출액 기준 2억원을 초과하는 개인으로 확대된다.

대신 서민·취약계층 부담 완화를 위해 35조원 규모의 중금리대출이 공급되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을 가계부채 총량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중·저신용자 대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은 한도에 구애 받지 않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목표치 달성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다만 리스크 관리가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신용대출 확대 기조는 마진율과 대손비용률의 상승을 동반한다”며 “금융사에게 고위험자산 편입에 따른 수익률 상승은 이에 대응되는 리스크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이미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 달성을 위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최근 대안정보 등을 활용한 머신러닝 기법의 신용평가모형을 자체 개발했다.

최근 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저소득층 고객에게는 (대출) 한도가 열려 있어 성장 기회로 탐색해야 한다”며 “신용평가모형을 정교화해 선택적으로 고객군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은행 성과의 차별화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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