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유통 빅3 ⓵] 확 바뀐 '롯데 DNA' 첫 시험대

입력 2022-01-03 07:00:01 수정 2022-01-05 09: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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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술' 쓴 롯데…'탈 순혈주의' 빛 볼까
김상현 "허례허식 버리겠다"…혁신 예고
한샘 투자로 물꼬…'공격 경영' 기대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사진제공=롯데>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사진제공=롯데>

지난해 유통업계 임원인사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곳을 꼽자면 단연 '롯데'다. 롯데는 유통군 총괄로 외부 출신인 김상현 부회장을 낙점했다. 롯데가 BU(비즈니스 유닛) 체제를 도입한 이래 그 자리는 롯데백화점 출신이 꿰찼다. '탈 순혈주의'는 "변해야 산다"는 뼈아픈 자책에서 나온 묘안이다.

신동빈 회장은 그간 직설화법으로 사장단에 과감함을 주문해왔다. 이번 인사 역시 신 회장의 의중이 전적으로 반영됐다. 롯데 측은 "신동빈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보수적 '옛말'…이미지 쇄신 시도

정준호 백화점 사업부 대표는 롯데 GFR을 맡기 전 신세계에 몸 담았다. 김상현 부회장도 홈플러스 경영을 맡은 바있다. 경쟁사 출신을 주력 사업부 수장으로 앉힌 것 역시 '파격'이란 평가가 나왔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역시 정통 롯데맨은 아니다.

총괄은 물론 백화점, 마트 모두 '비(非) 롯데맨'이 맡는 전례 없는 상황이 된 것. '용병술'로 '롯데는 보수적이다'라는 인식을 벗는데에는 성공했다. 어떤 성과를 보일 지는 내년이 첫 시험대다.

김 부회장은 국내외 유통 시장을 두루 경험했단 점에서 내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마케팅 사관학교'로 통하는 P&G에 20여년 재직했으며, 홈플러스로 옮겨 3년간 경영했다. 롯데로 오기 직전까지 있었던 DFG그룹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대형마트, 슈퍼마켓, H&B 스토어, 편의점 등 1만여 개 점포를 운영하는 홍콩계 유통사다.

특히 홈플러스 경영 당시 신선과 체험형 매장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홈플러스는 품질 관리가 잘 된 농가를 선별해 해당 농가의 상품을 판매하는 '신선플러스 농장'을 도입했다. 또, 주류 숍인숍, 놀이 등을 병행할 수 있는 재미 요소를 넣은 매장을 선보였다. 최근 유통 트렌드도 단순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닌, 경험을 중시한다. 실제, 롯데마트는 잠실점을 리뉴얼하면서 와인 전문점의 비중을 키웠다. 온라인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게 와인이라 판단한 롯데마트는 '보틀뱅커에 없으면 어느 곳에도 없다'는 콘셉트로 와인 전문점에 공을 들였다.

신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 강조해 왔다. 여기에 김 부회장은 "허례허식은 과감하게 버리겠다"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인트라넷을 통해 이같이 말해 변화를 예고했다.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입구.<사진제공=롯데마트>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입구.<사진제공=롯데마트>

◇곳간에 쌓인 현금 2조…어디에 쓸지 주목

롯데쇼핑의 유·무형 자산 취득액은 2017년 9535억원, 2018년 6615억원, 2019년 6345억원으로 매년 줄다 이듬해 8346억원으로 늘었다. 타임빌라스와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연달아 열었던 작년 3분기까지 취득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2016년 이후로 조단위 투자는 실종됐지만, 2020년부터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하이마트 이후로 대규모 M&A(인수합병)도 찾아보기 힘들다.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 사업이 휘청이고 난 이후부터 대내외로 위기 의식이 팽배해지자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이 일환으로 점포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검토했지만, 롯데가 계산기를 두드린 사이 경쟁사인 신세계가 한 발 앞섰다.

공격 경영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 최근 한샘 인수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하고, 2595억원을 투자했다. 롯데하이마트도 한샘 인수 SPC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곳간도 넉넉하다.작년  9월 말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성자산(개별 기준)은 2조6601억원(기타금융자산 포함)에 달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사장단 회의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가장 나쁘다"며 채찍질했다. 숨고르기를 끝내고 '공격 DNA'로 갈아 끼우는 것 역시 김 부회장을 포함, 경영진의 숙제다.

작년 부진했다면 올해는 '플러스' 성장이 기대된다. 에프앤가이드 추산 2022년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5315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81% 증가한 수치다. 오프라인 점포는 구조조정이 '9부 능선'을 넘었고, 이커머스는 소비자 중심에서 점검을 거듭했다. 이에 따른 성과가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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