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2019년 230만주, 신한금융 2020년 503만주 각각 소각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리딩금융 경쟁이 실적을 넘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 두 금융지주는 자사주 취득을 넘어 소각까지 단행하며 주주환원책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기업 상장사 중 자사주 취득·처분 현황을 공시한 129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련 현황을 조사한 결과,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 3년간 각각 한 차례씩 자사주를 소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자사주는 2018년 말 2256만240주에서 지난해 말 2617만3585주로 361만3345주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사주 비율은 5.40%에서 6.29%로 0.90%포인트 늘었다.
KB금융은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 591만6962주(2676억3900만원)를 매입했다. 당시 KB금융은 취득 목적으로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를 내세웠다. 같은 해 12월 KB금융은 자사주 230만3617주(1000억원)를 소각했다. 이는 국내 은행권 금융지주가 자사주를 소각한 최초 사례다. 저금리·저성장이 이어지면서 은행업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의 자사주는 2018년 말 364만8659주에서 지난해 말 6351주로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사주 비율은 0.77%에서 0%대로 떨어졌다.
이는 2020년 1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해 자사주를 오렌지라이프 주식과 맞교환한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추가 인수합병 자금 확보를 위해 3567억원 상당의 신주를 발행했고, 이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을 고려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503만5658주를 소각했다. 앞선 2019년 신한금융은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 1023만3403주(4440억7700만원)를 매입한 바 있다.
2020년 하반기에는 양대 금융지주 모두 뚜렷한 주주환원책을 내놓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성을 이유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자제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후 두 금융지주는 배당제한 조치가 풀린 2021년 중간배당을 단행하며 주주친화 정책에 재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 영향으로 배당·매입·소각 등 정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주는 실적에 비해 현저하게 저평가 받고 있다”며 “올해는 은행주의 배당성향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주주환원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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