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오는 2026년부터 리테일 완전 철수…직원‧지점 축소 불가피
리테일 위축‧비대면 중심에 기존 영업환경 변화…은행권 “남의 일 아냐”
씨티은행이 국내 리테일(소비자금융) 부문 철수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금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당장 씨티은행이 리테일 판매를 중단하면서 9조원에 달하는 대출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기대의 한편에선은행의 영업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제2의 씨티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15일부터 모든 소비자금융 상품과 서비스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앞서 씨티은행은 2017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영업점 통폐합을 단행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점포수는 2012년 212개에 달했으나 점차 줄어 2016년 133개까지 축소됐다. 이후 2017년 씨티은행은 영업점의 대형화와 디지털화를 골자로 한 ‘소비자금융 전략’을 발표하며 44개까지 크게 감소했다.
직원 수 역시 2012년 4059명에서 2014년 3478명까지 줄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3466명으로 더욱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직원감축 과정에서 경영진과 노동조합 간 갈등이 불거졌다. 은행 측은 기존 인력을 재배치 했을 뿐 구조조정은 없었다고 했으나 노조는 일부 직원을 콜센터 업무를 해야 하는 고객 관련 센터로 발령해 사실상 퇴사를 유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26년까지 리테일 부문에서 완전 철수를 결정한 만큼 직원과 지점 감소폭은 더욱 가팔라져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당장 리테일을 전면 철수하는 것이 아니고 2026년까지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의 인력이동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미 희망퇴직을 한 직원들도 계약직으로 다시 입사해 근무를 할 정도로 직원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씨티은행의 사태를 두고 은행업계는 ‘복잡한’ 심경을 보일 수밖에 없다.
씨티은행의 기존 대출 고객들이 타 은행으로 대환하면서 그 수요에 따른 추가 이자수익 등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씨티은행 기존 신용대출 고객은 2026년 말까지만 연장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씨티은행의 기존 신용대출 고객이 타 은행 상품으로 대환할 때 대출금액을 증액하지 않는 한 ‘신용대출 한도 연소득 이내 규제’ 예외를 인정키로 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가계대출 총량관리 규제도 적용 받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규모는 약 9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은행업계가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는 리테일 축소가 비단 씨티은행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신용점수제도 세분화, 신 국제회계원리(IFRS9)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압박, 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 정책 등으로 영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 발표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4년 이후론 지난해 5월, 12월 뿐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와 경쟁격화와 대출규제 등은 모든 은행이 갖고 있는 어려움”이라며 “날로 달라지는 영업 환경에 각자가 빠르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금융서비스의 중심이 비대면으로 옮겨지면서 오프라인 지점 영업 축소는 금융권의 과제가 됐다.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 점유율 확대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를 던졌고, 이 같은 체질개선 과정에서 직원 축소나 점포 통폐합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 우려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비대면 영업 강화라는 화두를 던진 만큼 직원·점포 수 감축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보인다”면서 “IT기술과 같은 전문 지식이 부족한 중장년 층 임직원일 수록 두려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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