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토스에 놀란 시중은행, '리테일' 경쟁력 강화에 사활

시간 입력 2022-01-25 07:00:04 시간 수정 2022-01-24 17: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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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농협금융,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개최 ‘리테일’ 강조
역대 최대 실적 힘입어 디지털 플랫폼 저변 넓히기 박차

시중은행들이 올해 경영의 전략 방향으로 '리테일(소매금융)'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소매금융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와 토스 같은 인터넷 기반 업체들과 고객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디지털 플랫폼 강화를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온‧오프라인 병행 형태로 신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신한은행 경영전략회의에서 진옥동 행장은 지난해 리테일 현장에서 실적에 기여한 직원들을 격려하며 ‘고객 중심’ 경영 전략을 강조했다.

진 행장은 “올해 40주년을 맞아 다가올 40년에서 모든 변화와 혁신은 ‘고객을 위한 것’”이라며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이 회사를 사랑할 수 있게 영업 현장과 본부의 리더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한은행은 금융과 비금융(SOL life) 플랫폼 동시 투자로 고객 접점 확대에 힘쓰고 있다. 리테일 강화 방편으로 고객 유입 경로를 다양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같은 날 열린 우리은행의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새해 경영 목표로 ‘고객중심 No.1 금융플랫폼 기업’을 내걸고 추진 방향으로도 플랫폼의 지배력 강화 등을 내세웠다.

앞서 20일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 NH농협금융지주 역시 새해 중점 추진방향 중 하나로 리테일 자산관리(WM) 부문의 강화 및 디지털 전환(DT) 등을 내걸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난해는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사업기반과 인적역량을 확보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고객 중심 종합금융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전환 내재화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은행들이 신년 전략 키워드로 고객 중심과 플랫폼 강화를 내세운 것은 디지털 플랫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테일 수요를 잡는 것이 실적과 직결되고 이 경쟁에서 밀릴 경우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지난해 은행은 대출수요 폭발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신한은행은 2조1301억원, 우리은행은 1조9867억원, 농협은행은 1조23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6%, 71.4%, 10.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은행들은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마이데이터를 통해 리테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마이데이터는 소매금융 영업에 필수적인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각 은행이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금융보안원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를 업계 최초로 통과하고 초반 시장 선점에 주력해왔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를 내걸고 각종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은 제휴업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역시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디지털 영역에서 저변 넓히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금융과 IT의 결합을 통한 신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4일 배달앱 ‘땡겨요’를 출시하며, 일반 고객 서비스 개선과 소상공인 대출 상품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또 지난 17일에는 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지분까지 교환하는 혈맹 관계를 맺으면서 공동 플랫폼 개발 등 신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NH농협금융 역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중심으로 주력인 자산관리에 힘을 주고 있다. ‘NH마이데이터’에서는 고객별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인 ‘NH자산+’을 통해 부동산 등 현물 자산 정보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을 통한 리테일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모바일에 기반한 대고객 서비스에 힘을 쏟는 분위기”라며 “내부적으로 인력을 지속 충원하고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일반 금융소비자가 금융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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