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투자·인재모시기'…삼성전기·LG이노텍, 반도체기판 힘준다

시간 입력 2022-02-10 07:00:04 시간 수정 2022-02-09 17: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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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베트남 FC-BGA 설비에 1조원 투자…서버 시장 진출도 공식화
LG이노텍, FC-BGA 전문가 채용 나서…올 상반기 투자 계획 확정할 듯

자료: 삼성전기/단위: 억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반도체패키지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관련 설비 증설에 조단위 투자를 결정하는가 하면 FC-BGA 품질 전문가를 모집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FC-BGA 설비투자에 약 1조원을 투입하기로 한데 이어 최근 서버용 FC-BGA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는 등 FC-BGA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FC-BGA 기판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반도체 패키지에 주로 쓰이는 고사양 제품이다. 최근 전기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반도체 기판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10%씩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FC-BGA 기판 비중이 47%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FC-BGA 기판은 기존 반도체 기판 대비 높은 기술 난이도를 요구해 시장 진입 문턱도 그만큼 높다. 전 세계에서 FC-BGA를 양산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기를 포함해 10여개 정도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베트남 FC-BGA 설비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 8억5000만달러(약 1조200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금은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집행되며 이를 통해 베트남 법인을 FC-BGA 대표 생산기지로 육성한다.

이어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PC용뿐만 아니라 서버용 FC-BGA 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고부가 서버용 제품 개발을 진행 중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FC-BGA를 담당하는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고객사 재고조정 등이 이뤄지는 지난해 4분기에도 전 사업부 중 유일하게 매출(4789억원)이 전 분기 대비 9%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향후 2~3년까지 FC-BGA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정훈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지원팀장(상무)은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사들의 실질적 생산 확대가 제한적인 반면 신규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며 “공급부족 사태가 앞으로 2~3년 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구미1공장 전경<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도 FC-BGA 사업 진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진행 중인 기판소재사업부 경력사원 모집에서 FC-BGA 품질 전문가를 우대 채용하는 등 관련 인재 확보에 나섰다.

그간 LG이노텍은 모바일 반도체용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징(FC-CSP) 중심으로 기판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초 TF를 꾸리며 FC-BGA 사업 검토를 시작했고, 11월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FC-BGA 사업 담당을 신설해 사업 담당으로 이광태 상무를 선임하며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업계는 LG이노텍이 올해 상반기 중 FC-BGA 투자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기존 삼성전기 등과의 경쟁을 감안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의 생산설비 확대로 수년 후에는 공급 부족에 따른 FC-BGA 시장 호황이 가라앉을 수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LG이노텍의 투자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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