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거수기’는 옛말?…국민연금, 증권사 주총 반대의견 늘었다

시간 입력 2022-02-27 07:00:04 시간 수정 2022-02-25 15: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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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비 25%p 증가… 스튜어드십 코드 효과보나

국민연금이 지난해 진행된 증권사 12곳의 주주총회에서 30% 이상 반대표를 던졌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원칙) 도입 후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며 과거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

2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725개 기업의 주주총회(1432회)를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은 지난해 증권사 12곳 주총에서 총 93건의 안건 중 14건의 안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위탁운용공시(37건)를 제외한 56건에 대해 찬반의견을 개진했다. 반대의견 14건은 찬성(42건) 대비 33.33% 수준으로, 그만큼 국민연금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년과 비교해도 찬성 대비 반대 의견 비중은 25%포인트 늘어났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증권사별 건수를 보면 △대신증권 5건 △미래에셋증권 4건 △키움증권 2건 △한국금융지주 1건 △삼성증권 1건 △메리츠증권 1건 등이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해당 안건들은 전부 가결됐다.

국민연금이 반대한 안건은 주로 임원선임에 관한 것이다.

우선, 가장 많은 반대표를 던졌던 대신증권 주총 안건을 보면 △이사선임(3건)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김병철 사외이사 중복) 등이다. 반대사유는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김병철·이창세 사외이사가 명백히 기업가치를 훼손했고, 주주권 침해 행위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반대했다. 이어 김창수 사외이사는 회사와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에서 나왔던 안건 중 반대한 안건은 △이사선임(3건) △감사위원선임(조성일 사외이사 중복) 등이다. 국민연금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당시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가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조성일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 침해행위에 대한 감시의무가 소홀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이석환 사외이사 선임건에 대해서는 법령상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며 이사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건에 대해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이석환 사외이사가 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대상자로서 취업승인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반대이유를 밝혔다.

국민연금은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의 이사선임건에 대해 장 대표가 삼성증권에 재직하면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 침해행위에 대한 감시의무를 소홀이 했다는 이유로 반대의사를 나타났다.

또 한국금융지주와 메리츠증권의 임원보수 한도·규정과 관련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이들 증권사의 임원보수한도·규정에 대해 보수한도 수준이 회사의 규모와 경영성과에 비해 과다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늘고 있다”며 “국민연금 의사가 전체적인 주주의 뜻을 대변할 수 없지만 견제할 수단으로서의 역할은 긍정적으로 비춰진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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