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 사장에 ‘그룹 재무통’ 선임 까닭은

시간 입력 2022-03-03 07:00:13 시간 수정 2022-03-02 1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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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전 하나은행 부행장, 하나생명 차기 사장으로 내정
과거 하나-외환은행 통합 실무 담당해…향후 인수합병서 역할 기대

하나생명 차기 사장에 이승열 전 하나은행 부행장이 추천됐다. 대표적인 ‘재무통’인 이 전 부행장이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하나생명에 내정된 것을 두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한 하나금융의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다음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이승열 전 하나은행 부행장을 차기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박성호 현 하나은행장과 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했을 만큼 그룹의 중요 인물로 꼽힌다. 그는 과거 외환은행 IR팀 팀장과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 하나금융지주 CFO 등을 역임하며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해왔다.

하나생명의 그룹 내 존재감은 타 계열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243억원으로 하나금융투자(5066억원)는 물론, 하나캐피탈(2720억원), 하나카드(2505억원), 하나자산신탁(927억원)보다도 적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룹 주요 인물이 선임되기에는 다소 부족한 자리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주력하는 지금, 하나생명의 대표로 이 내정자만한 적임자는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그룹 전체 이익의 35.7%를 차지한 비은행 부문의 이익을 지속해서 늘릴 계획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생명의 자본을 끌어올렸다. 새 제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조치다. 해당 유상증자로 하나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20년 말 185.1%에서 지난해 말 200.4%로 15.3%포인트 개선됐다.

충원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재무적 능력이 필요한 만큼, 하나생명 차기 수장으로 그룹의 재무통인 이 내정자가 적격이라고 하나금융 측은 판단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그룹 CFO를 역임한 만큼 국내외 금융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업 전반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하나생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하나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 과정에서도 이 내정자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생명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만큼, 합병을 통한 외형확장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 내정자는 과거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경영기획부장을 맡아 관련 실무를 처리한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리딩금융 향방을 가르게 됐다”며 “KB금융과 신한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 신한라이프 출범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하나금융의 보험사 인수 필요성도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하나생명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내정자를 적임자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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