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커진 고려아연, 산재사고 많아 ESG 등급 하락 오점

시간 입력 2022-03-08 07:00:06 시간 수정 2022-03-07 17: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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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84)고려아연
10년 누적 매출 63.6조원·누적 영업이익 7.9조원  
투자 규모 매년 확대…10년 누적 투자 규모 26조원
중대재해 빈번 사업장 오명…뒤늦게 ESG 대응 나서

고려아연(대표 최윤범)은 1974년 설립해 아연·금·은·동·납 등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영풍그룹에 속해있으며,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영풍은 고(故) 장병희 창업주 일가가, 고려아연은 고(故) 최기호 창업주 일가가 분리해 3대째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고려아연의 10년간 누적 매출은 63조6060억원이다. 2013년부터 4조원대에서 외형 성장을 이뤘고, 지난해에는 9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매년 5000억원 이상을 올리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투자 규모도 매년 증가했다. 2012년 1조7000억원 규모에서 2021년에는 3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다만 연구개발비는 매출에 비해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연구개발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평균 0.032%에 불과했다.

고려아연은 근로자 사망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업 중 하나다. 최근 6년간 11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온산제련소를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본부를 만들었지만 타 기업에 비해 다소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년간 누적 매출 63.6조…지난해 영업익 1조원 넘겨

고려아연은 2013년 이후 외형 성장을 이뤘다. 2012년 매출 5조4975억원에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4조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 5조원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6조원대, 2020년 7조원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9조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연도별 매출을 보면 △2012년 5조4957억원 △2013년 4조8177억원 △2014년 4조9385억원 △2015년 4조7714억원 △2016년 5조8475억원 △2017년 6조5967억원 △2018년 6조8833억원 △2019년 6조6948억원 △2020년 7조5819억원 △2021년 9조9767억원이다. 10년간 누적 매출은 63조606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등락을 보였지만 매년 5000억원 이상을 실현했다. 연도별 영업이익은 △2012년 7575억원 △2013년 5986억원 △2014년 6827억원 △2015년 6722억원 △2016년 7647억원 △2017년 8948억원 △2018년 7647억원 △2019년 8053억원 △2020년 8974억원 △2021년 1조961억원이다. 10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7조9340억원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공정개선을 통한 원가절감과 주요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올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고려아연은 매출 10조5430억원, 영업이익 1조14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7%, 영업이익은 4.2% 각각 증가하는 수치다.

2021년 투자규모 3.5조원…2012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

고려아연은 매년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2012년 1조7000억원에서 2021년에는 3조5000억원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유·무형자산을 포함한 고려아연의 연도별 투자 규모는 △2012년 1조7251억원 △2013년 1조8711억원 △2014년 2조1767억원 △2015년 2조4989억원 △2016년 2조5580억원 △2017년 2조7822억원 △2018년 2조8709억원 △2019년 2조9944억원 △2020년 3조2849억원이다. 2021년에는 3분기 기준 3조5296억원이다. 10년간 누적 투자 규모는 26조2918억원을 기록했다.

고려아연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약 3900억원을 투자해 온산제련소 내에 제2비철단지를 건설했다. 제2비철단지에는 연제련(QSL Reactor), 잔사처리(Slag Fumer), 황산공장, 연 전해조 및 주조설비가 도입됐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약 2200억원을 투자해 LNG복합 발전소를 건설해 공정에 사용되는 전기를 자체 조달했다. 또 공정 효율성을 높이는 합리화와 설비 추가에 투자가 집중됐다.

연구개발비용은 많지 않았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줄곧 11억~14억원을 유지했다. 다만 동박 제조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뤄지면서 2002년에는 24억원, 2021년 3분기 기준 31억원까지 늘어났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0.02~0.06%로 크지 않았으며, 10년 평균 0.032%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임직원 수는 소폭 늘었다. 연도별 임직원 수는 △2012년 1113명 △2013년 1186명 △2014년 1287명 △2015년 1396명 △2016년 1383명 △2017년 1376명 △2018년 1391명 △2019년 1417명 △2020년 1455명 △2021년 3분기 기준 1473명이다.

중대재해 발생으로 ESG 평가…수소·이차전지 소재로 미래 대응

최근 10년간 고려아연은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중대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ESG 경영에서는 큰 오점을 남겼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고려아연 사업장에서는 11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에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근로자 2명이 작업 중 질식해 사망하기도 했다.

잦은 중대재해 사고 발생으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고려아연의 ESG 통합등급을 B+에서 B로 낮추기도 했다. 특히 사회(S) 분야 등급을 기존 B에서 C로 낮췄다. 또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포함되기도 했다.

ESG경영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커지면서 고려아연은 뒤늦게 지난해 말 지속가능경영본부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지속가능경영본부는 ESG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ESG 경영과 관련한 전문적인 자문과 감독을 담당한다.

고려아연은 현재 친환경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그린 수소 생산과 이차전지 소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친환경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수소사업에서는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를 통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생산된 그린수소는 수소 트럭을 도입해 활용할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에서는 황산니켈, 동박 생산을 통해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 지난해 LG화학과 함께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해 수요 확대에 대응할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ESG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본부를 신설했으며, 올해 첫 회의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했다”며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 폐자원을 활용한 자원순환을 통해 탄소 중립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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