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담보대출 사건서 매각설까지…다사다난했던 동양생명 10년

시간 입력 2022-03-11 07:00:07 시간 수정 2022-03-10 17: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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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89)동양생명
10년 누적 매출 58.3조…순익은 1조3000억 수준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체질 개선
저우궈단 대표 선임으로 변화 꾀해…매각절차 본격화 예상

동양생명의 지난 10년은 다사다난했다. 1989년 문을 연 동양생명은 2011년 보고펀드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2013년 동양그룹 해체로 인한 계열분리 과정을 겪었다. 2015년 중국 안방보험 매각됐으나 모기업 부실화로 중국정부 위탁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2020년에는 중국 공기업인 다자보험으로 주인이 바뀌는 등 잦은 소속 변경을 경험했다. 

현재 동양생명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중국 다자보험이 민영화 절차에 돌입하면서 매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17)에 맞춰 자본건전성도 개선해야 한다. 이에 동양생명은 올해 저우궈단 전 타이캉보험그룹 부회장(CFO)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자산관리와 매출 확대에 무게를 실었다.    

◇육류담보대출 사기 딛고 체질 개선으로 최대 실적

동양생명의 매출(영업수익)은 2012년 4조원대에서 2016년 7조원대로 급증했다. 구한서 전 대표가 저축성보험 판매에 공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며 몸집을 불려 나간 결과다. 

이후 매출은 보험 업황 악화 등으로 하락했으나, 뤄젠룽 전 대표 체제 아래 보장성보험 중심 영업으로 선회하며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자산 비중을 높인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작년 3분기 기준 보험료수익의 매출비중이 67.24%로 가장 높으며, 이자수익은 12.20%로 두 번째로 높다.

연도별 매출액은 △2012년 4조3502억원 △2013년 5조720억원 △2014년 4조2496억원 △2015년 4조6985억원 △2016년 7조4925억원 △2017년 7조1397억원 △2018년 5조7869억원 △2019년 6조2540억원 △2020년 6조9490억원 △2021년 6조3476억원을 기록했다.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던 당기순이익은 2016년에 크게 줄었다. 한 육류유통 중개회사의 대출 사기로 부실화한 육류담보대출금액 3803억원 가운데 3176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전입한 영향이다. 2018년에는 자산운용수익 부문에서 889억원 적자가 나면서 순익이 급감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연납화보험료(APE)는 5990억원으로 이 중 보장성보험의 비중은 65.0%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51.4%)와 비교하면 13.6%포인트 높아졌다.

연도별 순이익은 △2012년 984억원 △2013년 1569억원 △2014년 1670억원 △2015년 1607억원 △2016년 148억원 △2017년 1928억원 △2018년 566억원 △2019년 1152억원 △2020년 1286억원 △2021년 2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자산·임직원 수 10년 전보다 증가…점포 수는 감소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2012년 16조원에서 2021년 37조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연도별 총자산은 △2012년 16조2060억원 △2013년 18조354억원 △2014년 20조3743억원 △2015년 22조5709억원 △2016년 26조6663억원 △2017년 30조2737억원 △2018년 31조8546억원 △2019년 33조9480억원 △2020년 36조2530억원 △2021년 37조1033억원이다.

회사의 무형자산은 △2012년 369억원 △2013년 185억원 △2014년 177억원 △2015년 152억원 △2016년 129억원 △2017년 121억원 △2018년 101억원 △2019년 101억원 △2020년 255억원 △2021년 3분기 21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개발비는 △2012년 124억원 △2013년 58억원 △2014년 35억원 △2015년 27억원 △2016년 24억원 △2017년 19억원 △2018년 14억원 △2019년 15억원 △2020년 178억원 △2021년 3분기 146억원을 기록했다.

임직원 수는 10년 전보다 늘었다. △2012년 955명 △2013년 932명 △2014년 974명 △2015년 995명 △2016년 1013명 △2017년 1002명 △2018년 1032명 △2019년 1005명 △2020년 989명 △2021년 3분기 984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점포와 대리점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144곳·242곳 △2013년 137곳·265곳 △2014년 162곳·223곳 △2015년 141곳·190곳 △2016년 132곳·172곳 △2017년 135곳·163곳 △2018년 134곳·145곳 △2019년 121곳·147곳 △2020년 110곳·152곳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점포 수와 대리점 수는 각각 99곳과 157곳이다.

◇호실적에도 대표 교체 단행…매각 대비한 포석?

동양생명은 올해 저우궈단 전 타이캉보험그룹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뤄젠룽 전 사장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동양생명은 대표 교체로 변화를 택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저우궈단 대표는 금융과 보험업을 경험한 보험업 전문가”라며 “다양한 업무에 관한 전문성 및 노하우, 리더십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금융과 보험환경 변화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건전 경영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대표 교체는 2023년 도입될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체질 개선으로 단기 실적과 장기 수익성 모두를 챙겼지만, 지급여력(RBC)비율은 220.7%로 생보업계 평균(260.8%)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해 7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전량(3.74%)을 매각하기도 했다. 처분 금액은 3015억원으로 자기자본의 9.7%에 달했다. 당시 동양생명은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K-ICS 도입에 앞서 미리 자본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저우궈단 대표의 취임으로 동양생명 매각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교체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의 모기업인 중국 안방보험은 2018년 부실 경영으로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위탁경영을 받게 됐고, 이듬해 다자보험으로 자산이 이관됐다. 동양생명의 지분은 다자보험이 42%, 자회사 안방그룹 홀딩스가 33.3%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다자보험의 민영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우량 계열사인 동양생명의 매각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저우궈단 대표는 매각에 대비해 수익성 극대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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