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올들어 장기 CP 1조1000억원 발행
당국 요구와 금리 인상 맞물려 CP발행 활발해질 전망

▲ⓒ국내 카드사들이 CP 발행을 늘리고 있다. / 사진=각사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부터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발행 목적도 운영 자금 확보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까지 다양하다.
금융당국의 카드사에 대한 자금 조달처 다각화 요구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또 금리 상승 시기가 맞물리면서 채권(카드채)에 비해 금리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장기 CP 발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투자 보호 장치가 채권에 비해 부족한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7일 4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3년물 900억원으로 총 2700억원, 3년물 800억원, 3년물 50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장기 CP의 할인율은 2.778%다. 발행제비용과 할인율 등을 적용하면 현대카드는 약 3662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조달 자금은 모두 현금SVC(현금서비스)와 신판가맹점 대금 지급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 4일 1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물 800억원과 4년물 2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할인율은 각각 2.680%, 2.683%다.
이번 장기 CP는 국제자본시장협회의 ‘사회적채권원칙’을 준수해 발행됐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는 영세, 중소 카드가맹점에 대한 카드결제대금 지급에 조달자금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1, 2위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역시 연초부터 장기 CP를 발행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4일 2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모두 5년물이며 할인율은 2.754%다.
삼성카드 지난달 21일 4년 6개월물 1000억원, 5년물 2000억원, 7년 6개월물 10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할인율은 4년 6개월물 2.723%, 5년물과 7년 6개월물은 각각 2.713%, 2.726%다.
카드사들이 올해 들어 장기 CP로 조달한 금액만 1조1000억원이 넘는다. 이는 최근 금리 인상 기조로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원천인 카드채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AA+’ 등급 3년물 카드채 평균 금리는 2.938%로 지난해 말 2.372%에 비해 0.566%포인트 올랐다. 카드채 금리는 같은 기간 0.475%포인트 오른 3년물 국채(2.270%)보다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시장 불안에 대비해 카드사에 조달수단을 다양화할 것을 주문한 점도 장기 CP 발행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비씨카드를 제외한 전업 카드사 7곳의 장기 CP 발행량은 7조42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3.1% 늘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 CP가 단기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발행되는 만큼, 신용평가 왜곡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각각 AA+, AA-로 다르지만, 장기 CP 시장에선 A1으로 동일하다.
또 일괄신고제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괄신고제는 조달 금액을 금융당국에 신고하면 수요예측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의 조달처 다변화 주문과 카드채보다 더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는 장점에 카드사들의 장기 CP 발행은 늘어나고 있다”며 “일괄신고제 대상은 아니지만 증권신고 대상에 포함돼 우려하는 리스크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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