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토장 된 삼성전자 주총…주가·GOS 논란 질타 이어져

시간 입력 2022-03-16 13:34:38 시간 수정 2022-03-16 13: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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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사내이사·감사의원 선임 반대표…소액주주, GOS 논란 책임 물어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사진 맨 오른쪽)이 지난 1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최근 주가 하락과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사태' 등 각종 논란으로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성토장이 됐다. 국민연금은 사내이사·감사의원 후보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고, 소액주주들은 GOS 논란과 관련해 경영진에 대책을 물었다.

이에 DX(스마트폰·가전)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이 주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사태 해결책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갤럭시S22 개발을 책임진 노태문 사장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문제제기를 지속하고 있어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지분 8.69%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이날 삼성전자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감사의원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먼저 국민연금은 경계현·박학규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후보들이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감사위원인 김한조·김종훈 후보 선임 건에 대해서도 ‘감시 의무 소홀’을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은 최근 '스튜어드십코드'로 불리는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라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경계현·노태문·박학규·이정배) 선임 △사외이사(김한조·한화진·김준성) 선임 △감사위원(김한조·김종훈)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이날 소액주주들은 최근 불거진 ‘갤럭시S22 GOS 논란’과 관련해 경영진에 사과를 요구하며 대책을 따져 물었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할 때 스마트폰 과열을 막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나 화면 해상도를 고의로 낮추는 기능이다. 게임 등 특정 앱을 이용할 때 이 기능이 강제 실행되도록 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GOS 이슈로 과대광고 논란까지 일었는데 사과할 의향은 없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한 부회장은 “소비자와 주주 여러분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단상 아래로 내려와 주주들에 고개를 숙였다.

한종희 부회장이 '갤럭시S22' GOS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주주총회 온라인 중계 캡처>

한 부회장은 “GOS는 게임들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해 스마트폰 성능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며 “고성능 게임의 경우 문제가 없을 때까지 성능을 제한해 일관성을 유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고성능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 선택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업데이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성능이 과도하게 풀려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CPU·GPU 성능 제한을 풀더라도 단말의 과도한 발열 방지 기능은 지속 적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에는 “GOS 이슈 관련해서 사죄도 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노력을 들이고 있다”며 “성장하고 제품이 팔리는 데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부회장의 이 같은 대책 제시에도 일부 주주들은 갤럭시S22 개발을 책임진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에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문제 제기를 지속했다.

온라인으로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이번 GOS 논란은 고객에게 사전 고지 없이 성능 제한을 걸었다는 것이 핵심인데, 삼성전자 설명은 고객의 안전을 위해서였다는 변명밖에 없었다”면서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노태문 사장을 사내이사 선임 후보로 올린 것을 보면 여전히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한 부회장은 “노태문 사장은 기술 리더십을 갖춘 모바일 사업 전문가로서 갤럭시S, 폴더블폰, 웨어러블, PC 개발로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낸 경영자”라며 “경쟁이 심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모바일 성장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사업자이며, MX부문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종가 기준

주가 부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주총이 열리기 바로 전날인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 6만9500원까지 하락했다.

한 주주는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해 사내이사들의 책임 부분을 언급한다”며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수박 겉 핥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주주들의 목소리를 잘 새겨듣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한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계획도 밝혔다. 그는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1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조기환원과 자사주 매입 소각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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