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효율화 칼 빼든다…한옥호텔 '안갯속'

시간 입력 2022-03-21 07:00:04 시간 수정 2022-03-20 17: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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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생존·신사업 여력 확보 위해 경영효율화 필요"
한옥호텔 부대시설 공사 1년 넘게 보류
면세점업 회복 등 상황 더 지켜봐야

▲ⓒ 이부진 사장이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호텔신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 효율화에 칼을 뺐다. 작년 면세점 사업은 내국인 대상 판매와 다이공이라 불리는 보따리상과 거래로 적자를 면했다.

생존에 고삐를 당기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이 사장은 효율화를 택했다. 2020년 10월부로 멈춘 한옥호텔 공사 재개 가능성도 멀어졌단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장충동에 있는 면세점 유휴 부지에 한옥호텔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부대시설 공사는 2020년 10월 멈춰 1년 넘게 상황만 보고 있다. 당초 오는 2023년 부대시설을 다 지은 후 호텔 공사를 시작하려 했다.

한옥호텔 투자는 면세점, 주차장, 사무실 등 부대시설에만 2000억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현금 유출이 예상된다. 작년 말 기준 호텔신라의 자기자본 규모는 5900억원이다. 현 재무 상태에서 한옥호텔 투자 규모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여기에 이부진 사장도 자원 운용 효율화에 의중을 내비치면서 호텔 공사 재개는 더 어려워졌다. 이 사장은 지난주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 효율화는 위기 상황에서의 생존뿐 아니라 미래 신사업 확장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이 사장이 주주 앞에서 효율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호텔신라는 유형자산 275억원 규모를 처분해 현금화했다. 이 외에 눈에 띄는 자산 매각은 없었다. 경쟁사 호텔롯데가 보유 롯데 계열사 주식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한 반면, 호텔신라는 유동화 자산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비수익 사업을 중단하거나 비용을 줄여 현금 유출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효율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 첫해에는 적자도 나고 힘들었지만 작년부터 어느 정도 사업의 강·약점을 파악했고, 힘든 와중에도 흑자를 이뤄냈다"며 "다만 아직 업이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고, 다이공에 의존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작년 면세점 부문은 매출 3조3497억원, 영업이익 12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영업이익은 팬데믹 이전 실적의 절반 수준이다. 또, 작년 알선수수료로 약 1조원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공 의존도가 높아진 탓에 비용 부담만 가중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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