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신사업 추가로 전열정비…‘비금융 정보’ 활용이 핵심

시간 입력 2022-03-23 07:00:04 시간 수정 2022-03-22 17: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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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기주주총회…3개 사업목적 추가
비금융 정보 경쟁력으로 시장 선점 꾀해
후불결제 ·여신업무도 진출 계획

보험업 진출에 발목이 잡힌 카카오페이가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전열 정비에 나선다.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신용등급을 정하는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이 주된 관심사다. 이미 자체적으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한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본허가 획득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목적은 본인신용정보관리업과 전문개인신용평가업, 후불결제 및 여신 업무다.

2014년 카카오의 간편결제 서비스로부터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2017년 테크핀 전문 자회사로 분사했다. 이후 송금과 멤버십, 청구서 등 생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며 생활 금융플랫폼으로 전환을 꾀했다. 이번 사업목적 추가 역시 “사업영역 확장에 따른 것”이라는 게 카카오페이 측 설명이다.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은 월정액 요금 납부 내역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고신용자와 중신용자의 ‘금리단층’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020년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신설됐다. 이후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획득한 곳은 핀테크 기업인 크레파스솔루션이 유일하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카카오페이는 규모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페이의 가입자는 3700만명 수준으로, 금융 이력 부족자(Thin Filer, 씬파일러)의 비중이 높은 20대와 30대의 경우 전체 인구 대비 93.2% 이상이 가입해있다.

시스템은 이미 갖춰진 상태다. 카카오페이는 가입자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하고, 독자 기술을 통한 다면적 평가를 진행해 ‘카카오페이 평점’을 개발했다. 또 신용평가사가 제공하는 신용 정보의 신뢰성과 대안 데이터가 가지는 변별력을 결합한 자체 대안신용평가 시스템 ‘K-CCS’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다양한 내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비금융·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업목적에 ‘후불결제 및 여신 업무’가 추가되면서, 카카오페이의 대출 사업이 기존 대출 비교 서비스에서 향후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 직접 대출까지 이어지게 될지도 관심이 모인다.

이 관계자는 “사업목적에 추가한 여신업무는 넓은 의미에서 후불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에서 전자금융업자에게 허용한 범위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올해 초 월 15만원 한도 내에서 대중교통에서 사용할 수 있는 후불 교통카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처럼 후불결제 범위를 상품 결제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실상 카드업계와 같은 사업을 영위하게 되면서 카드사들의 거센 반발도 예고된다. 카드사들은 빅테크의 후불결제 사업은 신용카드 소액결제와 동일한 기능이라며 핵심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공약을 내놓은 만큼,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빅테크의 후불결제 서비스는 사실상 카드사의 신용결제와 동일한 기능”이라며 “수수료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금융사와 동일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당초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던 ‘보험대리점업’은 정정공시를 통해 제외했다.

이는 디지털손해보험 자회사의 설립 본인가가 지연되면서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할 수 없게 된 영향이다. 현행 보험업법은 빅테크 등 전자금융업자가 직접 보험대리점을 등록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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