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해외법인 ‘호실적’ 속 미완의 과제 남긴 유럽시장

시간 입력 2022-03-25 07:00:04 시간 수정 2022-03-24 16: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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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법인 4년 연속 적자…적자폭 크게 줄였지만 흑자전환엔 실패
작년 해외법인 11곳 순익 62% 증가…홍콩·동남아 시장 호실적 견인

우리은행 해외법인 실적 변동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 우리은행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유럽법인이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유럽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올해 흑자 전환 목표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우리은행 해외법인 11곳의 영업수익은 8652억원, 순이익은 174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12.5%, 62.5%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유럽법인은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유럽우리은행은 2018년 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한 후로 4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 60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2019년 30억원으로 절반 줄었지만 2020년 들어 11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2021년엔 6억원 적자로 손실 규모가 크게 줄긴 했으나 경쟁사인 신한은행 유럽법인이 지난해 38억원 흑자 전환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유럽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올해 흑자전환 목표에 재도전한다는 방침이다. 독일에 법인을 둔 유럽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헝거리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추가 신설했다. 이를 거점으로 폴란드에서 두바이까지 아우르는 현지 광역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법인 적자 폭이 크게 줄었고 현지 네트워크 망을 확대하며 실적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현지에 진출한 우량 기업을 위주로 거래를 활발하게 진행해 흑자 전환 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미국과 유럽 등 금융선진국에서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금융활동을 지원하고, 동남아 신흥시장에서 리테일 영업에 주력하며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 해외법인은 동남아 신흥시장에서 크게 약진했다. 동남아에 진출한 우리은행 해외법인은 모두 5곳으로 순이익이 전체의 72%(1257억원)에 해당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47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7.5%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 우리은행은 1년 전보다 48.3% 증가한 27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와 합병을 진행한 캄보디아우리은행(WB파이낸스)의 순이익은 488억원으로 59.2%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공략해 상업은행 경쟁이 치열한 캄보디아에서 ‘리딩뱅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밖에 홍콩과 브라질법인 실적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홍콩우리투자은행 순이익은 40억원에서 77억원으로 92.5% 상승했고, 브라질 우리은행은 16억원에서 30억원으로 92.2% 뛰었다.

다만, 미얀마와 필리핀 실적은 줄었다. 우리파이낸스미얀마의 경우 현지 군부 쿠데타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해 2020년 33억원에서 2021년 3억원으로 순익이 10배 이상 감소했다. 우리웰스뱅크필리핀 순이익도 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줄었다. 우리웰스뱅크필리핀은 현지은행인 웰스뱅크와 우리은행이 각각 49%, 51% 지분을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신흥신장에서 현지기업과 리테일 고객 유치 확대에 노력한 결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적 개선세가 빠르다”며 “지속적인 현지 투자로 현지 영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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