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보험업계 ‘합작’ 움직임 가속

시간 입력 2022-03-27 07:00:01 시간 수정 2022-03-25 09: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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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한화-롯데손보, 공동 손해사정법인 설립
KB금융, 푸르덴셜-KB생명 통합 본격화

국내 보험업계가 협업을 넘어 합작사 설립, 통합법인 출범 등 물리적 결합에 나서고 있다. 고령화·저성장 등으로 업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 3사는 다음 달 손해보험사 공동 대물 손해사정 법인인 ‘히어로손해사정’을 설립한다.

손보 3사는 각자 보유하고 있는 보상서비스 역량을 새 법인에 한데 모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보상서비스 품질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손해사정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규모의 경제’를 조성해 자동차 산업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고객서비스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히어로손해사정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형사들은 전국적인 보상 조직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고, 변화하는 자동차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생명보험 자회사인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추진 중이다. 통합 생보사의 사명은 올해 하반기 중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의 인수 이후 영업 지원, IT, 자산운용, 회계, HR 등 여러 부문의 공동 운영을 통해 ‘원펌(One-firm)’화를 추진해왔다. 올해 연말까지 통합 관련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속설계사에 강점이 있는 푸르덴셜생명과 일반인 대상 방카슈랑스 및 텔레마케팅(TM) 영업 비중이 높은 KB생명이 통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판매 채널 결합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상품과 프리미엄 종합금융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 및 사업역량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과 자본건전성 제고 등의 통합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도 제휴사 확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영업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생명보험 제휴사를 지난해 한화생명 1곳에서 올해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10곳으로 확대했다. 또 적게는 2곳, 많게는 5곳의 중소형 GA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4월 출범 당시 2025년까지 총 2만6000명의 모집조직을 구축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는 1만7743명이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최근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 일부 설계사를 영입하고 2개 지사를 설립했다. 이들 지사는 기존 삼성생명 상품만 취급하는 전속 형태가 아닌, 타사의 상품도 판매하는 비전속 형태로 운영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성장 시대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에 따라 이제는 신상품 출시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며 “판매 채널 다각화와 비용 절감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보험사들의 통합 움직임은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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