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늘린 5대 저축은행…1년새 투자규모 1.2조 불어나

시간 입력 2022-04-08 07:00:04 시간 수정 2022-04-08 08: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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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상위 5대 저축은행 유가증권 2조…전년보다 89% 늘어
한국투자저축 5배·페퍼저축銀 3배 늘며 증가폭 키워
투자규모에서는 OK저축은행·SBI저축은행 각각 1,2위

국내 대형 저축은행들이 몇 년 간 유가증권 운용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산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유가증권 규모가 2조326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1조2260억원에서 89.7% 증가한 수치다.

상위 5대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규모는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 2015년 말 5661억원에서 2016년 3315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17년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7년 3874억원에서 2018년 34% 늘어난 5197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은행별로 한국투자저측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증가폭이 압도적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 453억원에서 지난해 2148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고 페퍼저축은행은 788억원에서 2792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페퍼저축은행은 다른 저축은행과 달리 만기보유증권에 무게를 뒀다. 2020년까지 매도가능증권과 지분법적용투자증권에만 투자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만기보유증권 운용 규모를 1696억원으로 늘렸다.

만기보유증권은 장기투자목적으로 비유동 투자자산으로 분류되다 만기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유동자산으로 편입되는 특징이 있다.

규모로만 놓고 보면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이 유가증권 규모 1,2위를 다퉜다. OK저축은행은 9094억원으로 저축은행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고 SBI저축은행은 7847억원으로 OK저축은행 뒤를 이었다.

유가증권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자수익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저축은행들이 새 돌파구를 찾기 위해 유가증권 비중을 늘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법정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한 데다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도 19%에서 16.5%로 줄어들면서 이자수익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중금리대출 실적을 인정받으려면 금리 상한을 맞춰야 한다.

또, 올해 예대율을 산정할 때 예금으로 인정됐던 자기자본 가산비율이 20%에서 10%로 감축되면서 대출성장도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익 다변화를 위한 유가증권 비중이 당분간 확대될 전망이다.

OK저축은행은 올해 주요 사업목표를 IB조직 신설·운영으로 설정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선물 파생증권 분야 전문가인 경수헌 이사를 영입해 비이자부문 수익성 확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물론 가계대출 총량규제까지 시행되고 있다보니 리테일 쪽 대출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총량규제가 풀리더라도 업계에서 중금리대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서 안정적인 수익 확보 측면에서 유가증권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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