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외화 유동성 개선됐지만…원화 포함시 ‘관리’ 필요

시간 입력 2022-04-11 07:00:05 시간 수정 2022-04-08 17: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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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LCR비율 109.24%…전년보다 0.72%P↑
올해 유동성 규제 완화 조치 종료…지속적 관리 필요해

국내 주요은행 외화유동성커버리지 비율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

금융당국이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유연화 조치를 종료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작년 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 LCR이 개선됐다. 

다만, 외화 LCR이 개선된 것과 다르게 원화·외화를 통합한 LCR은 적정수준을 간신히 넘겨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 네 곳의 외화 LCR이 1년 새 0.72%포인트 오른 109.24%로 집계됐다.

외화 LCR은 금융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은행이 금융당국의 지원 없이 30일 간 자체적으로 견딜 수 있도록 정한 기준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유동성 위기에 따른 대응 여력이 그만큼 강화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020년부터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통합 LCR은 기존 100%에서 85%, 외화 LCR은 80%에서 70%로 내리는 조치가 시행되는 중이다.

규제 정상화가 시행되면서 외화 LCR 유연화 조치는 6월 말 종료된다. 통합 LCR의 경우 6월까지 85%를 유지한 후 단계적으로 상향해 올 연말에는 92.5%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은행별로 보면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던 국민은행의 외화 LCR이 크게 상승했다. 108.09%로 전년보다 6.91%포인트 개선됐다. 이어 신한은행이 6.11%포인트 상승한 110.84%를 기록해 외화 LCR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우리은행이 106.65%에서 108.64%로 1.99%포인트 올랐다.

대조적인 흐름을 보인 건 하나은행이다. 2020년 말 하나은행의 외화 LCR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인 121.55%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말 109.39%까지 감소했다. 이는 외화 기준 고유동성자산 증가율보다 순현금액유출액의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결과다. 하나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총 고유동성자산이 67억원에서 68억원으로 1.4% 증가할 동안 순현금유출액은 55억원에서 62억원으로 12.7% 늘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외화 LCR이 떨어진 건 맞지만 매일 일정한 규모로 외환(FX)마진거래가 발생하고 만기에 따라 유동성이 변한다”며 “외화 LCR 기준인 30일을 넘어서는 만기 거래의 경우 만기 전까지 유출금액으로 산정돼 비율의 등락폭이 기준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에서 권고한 수치 이상의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외환 거래를 진행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 대응 여력은 견조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은행의 외화 LCR 비율은 금융당국이 정한 비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도 통합 LCR은 아슬아슬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와 외화 유동성을 합산해 산출하는 통합 LCR은 규제 수준인 85%를 조금 웃도는 90.4%로 나타났다. 전년(91.3%)보다 악화한 수치다. 국민은행(92.55%)를 제외하고 신한은행(89.63%), 우리은행(89.76%), 하나은행(89.66%)의 통합 LCR은 89%대에 머물러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LCR 유연화 조치 종료에 따라 예수금 확보나 채권 발행을 통해 규제 수준 이상의 유동성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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