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변액보험 ‘이상신호’…초회보험료 급감 원인은?

시간 입력 2022-04-11 07:00:01 시간 수정 2022-04-08 18: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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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생보사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56%↓…증시 불황에 변액보험 인기 감소
점유율 최대 미래에셋생명, 755억원으로 77% 감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증시 불황에 생명보험사 변액보험 판매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변액보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운용성과에 따라 가입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10년 이상 보험을 유지할 경우 투자 수익의 약 15%에 달하는 이자소득세를 전액 감면받을 수 있다.

변액보험 강자 미래에셋, 1월 초회 보험료 70% 이상 줄어

11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생보사 23곳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192억원으로 전년 동기(4983억원) 대비 56.0% 급감했다.

변액보험 강자인 미래에셋생명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1월 3329억원에서 올해 1월 755억원으로 77.3% 줄어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같은 기간 메트라이프생명은 409억원에서 288억원으로 29.5%, 푸르덴셜생명은 300억원에서 39억원으로 86.9% 감소했다.

반면 하나생명(432억원, 421.2%↑), KB생명(53억원, 142.3%↑), 삼성생명(57억원, 100.6%↑) 등은 전년보다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증가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 신규 가입 규모는 신상품 출시, 포트폴리오 변경 등 각 사 경영전략에 따라 차이를 보였을 것”이라며 “규모가 작은 보험사의 증감률이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감소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그간 재테크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제공하는 변액보험이 효율적 자산증식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2년 출시돼 지난 2월 중순일까지 남아있는 펀드 총 56개의 평균 수익률은 50.8%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생명 글로벌성장주식형 펀드로 10년 누적수익률 202.9%, 연평균 20.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 왔다.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 말 기준 채권형, 채권혼합형, 주식형, 주식혼합형 등 유형별 3년, 5년 총자산 수익률 8개 부문에서 7개 부문 1위를 거두며 수년째 장기 수익률 1위를 유지해 왔다.

60%에 이르는 압도적인 변액보험 시장 점유율을 가진 미래에셋 생명의 초회보험료 감소는 투자 시장환경이 크게 변했음을 의미한다. 각 사별 경영 전략에 따라 변액보험 판매 규모 차이가 있지만, 기존 판매 규모가 컸던 생보사의 약세는 지난해 하반기 증시불황 여파와 기준금리 인상을 큰 이유로 꼽힌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투자형 상품의 성격을 띄는 변액보험 특성상, 증시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초회보험료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보유 계약은 변동성이 낮아 수익률 방어에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증시불황·기준금리 상승, 변액보험 시장에 이상신호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특별계정으로 분류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뒤 운용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성과를 나눠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 호조가 이어지며 변액보험 신규 판매는 크게 늘었다. 분기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020년 2분기 4900억원에서 3분기 1조85억원으로 급증했고, 4분기 1조105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한 2021년 1분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5867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분기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며 1조414억원으로 줄었다가, 3분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1조5433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7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2% 감소했다. 코스피 지수가 2900선까지 하락한 데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시중 통화량이 은행 예금으로 몰린 영향이다.

자산도 역성장했다.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자산은 지난해 말 117조7283억원에서 지난 1월 112조5423억원으로 5조원 이상 줄었다.

또 다른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2020년 하반기 저금리 시대와 증시 호황이 겹치며 새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변액보험에 몰렸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증시 불황으로 변액보험 매력이 낮아져 초회보험료가 전년보다 줄었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추가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변액보험 실적은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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