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보험 출범 시동…‘미니보험’ 태풍으로 성장하나

시간 입력 2022-04-14 18:02:17 시간 수정 2022-04-14 18: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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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보험업 본허가 획득…3분기 상품 출시
미니보험으로 가입자 유치…상품 한계는 뚜렷
카카오페이보험의 성공, 차별화가 관건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본허가를 획득하며 디지털 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테크핀 주도로 이뤄진 첫 사례인 만큼,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보험업권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대형사 체제’가 공고히 구축된 데다, 먼저 진출한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어 카카오페이보험의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3700만명이 넘는 회원 수를 바탕으로 한 높은 인지도,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변화·혁신으로 보험업계 ‘메기 효과’ 기대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진출을 위한 본허가를 획득했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 보험사 본허가를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통신판매전문보험사’로도 불린다. 총보험계약건수 및 수입보험료의 100분의 90 이상을 전화나 우편, 컴퓨터통신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한다. 국내 1, 2호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캐롯손해보험은 각각 교보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설립한 자회사다.

카카오페이보험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보험이 결합한 국내 최초 테크핀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만큼, 보험 사업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르면 오는 3분기 카카오 모빌리티 연계 보험, 동호회 보험 등 생활밀착형 상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세훈 카카오페이보험 대표는 “금융위원회에서 카카오페이의 보험업 진출이 승인된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춘 다양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보험의 문턱을 낮추고 사랑받는 금융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미 플랫폼 전쟁 중…미니보험 한계도 뚜렷

문제는 이미 손보업계에 디지털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연초부터 각종 생활밀착형 보험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삼성 금융계열사와 손을 잡고 통합 애플리케이션 ‘모니모’를 출시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 역시 다이렉트 상품 출시와 플랫폼 구축 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형 손보사 4곳의 사이버마케팅(CM) 채널 원수보험료는 총 5조6541억원으로 전체의 84.9%를 차지했다.

디지털 손보사들의 실적 부진 역시 카카오페이보험의 전망을 마냥 장밋빛으로만 볼 수는 없는 이유다. 캐롯손보의 경우 2019년 출범 이후부터 매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캐롯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손실은 650억원으로 전년 381억원 순손실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결손금은 1122억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디지털 손보사 전환을 추진 중인 하나손해보험의 상황은 조금 낫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170억원으로 전년 68억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으나, 이는 투자영업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하나손보의 지난해 보험영업손익은 697억원으로 44억원 줄어든 반면, 투자영업손익은 666억원으로 396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의 수익은 사실상 미미하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선 장기보험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야 하지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기존 보험사들 역시 디지털 채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카카오페이손보의 시장 장악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서비스가 관건

관건은 차별화다. 중국의 중안보험은 자동차가 아닌 다양한 생활보험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인기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해 가입자 확보에 성공했다. 가입 인증과 보험금 청구 절차도 간소화한 점도 성공 요인이다.

카카오페이보험의 자본금은 1000억원으로, 카카오페이가 60%를 카카오가 40%를 출자했다. 출자사 모두 국민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한 만큼, 사업 제반은 확실하다는 평이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말 가입자 수는 3700만명을 돌파했고,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5000만명을 넘어섰다.

태생이 ICT 기업인 만큼 기술력도 충분하다. 일례로 카카오의 인터넷전문은행 계열사 ‘카카오뱅크’는 사업 초기 불리함을 기술력으로 극복했다. 은행의 취급 상품 범위는 ‘26주 적금’, ‘저금통’ 등 소액 금융서비스에서 전월세보증금 대출, 주택담보대출, 중금리대출 등으로 넓어졌다.

카카오페이보험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생활서비스와 결합한다면 후발주자로서 한계를 충분히 극복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보험은 카카오페이의 2150만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와 카카오 생태계와 연동되는 보험 상품 출시 가능성을 고려하면 미니보험 시장에서의 의미있는 성장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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