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기술 힘입어…마트·편의점 속으로 간다

시간 입력 2022-04-15 17:36:31 시간 수정 2022-04-15 17: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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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접근성‧기존 점포보다 긴 서비스 시간
점포폐쇄로 인한 고객 불편 해소‧높은 유동인구 파급효과 기대

은행들이 마트·편의점 속으로 숨어들고 있다.

기존 점포를 빠르게 축소‧통합하면서 화상상담 등 최첨단 신기술을 앞세워 ‘숍인숍’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마트·편의점 등에 구비된 무인 현금출납기(ATM) 수준에서 벗어나, 직원과의 실시간 화상 상담으로 대출문의 등 보다 다양한 금융업무를 볼 수 있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편의점‧마트에서 장 보고 계좌개설‧대출상담도 한다

(왼쪽부터) 신한은행 'GS프레시 광진화양점' 혁신점포, KB국민은행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X하나은행’. <사진=각 사>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최근 주요 유통업체와 협약을 맺고 매장 내 간이 은행 점포를 운영하거나 설립 추진에 나섰다.

가장 먼저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BGF리테일과 협약을 맺고 ‘CU마천파크점’과 ‘상업자 표시 편의점(PLCS)’를 열었다. 특정 기업과의 협업으로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편의점이라는 의미다. 기존에 이곳은 반경 500m 내 어떤 은행 점포도 없어 주민들의 불편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세워졌다.

매장 일부 공간에서는 종합금융기기 STM(Smart Teller Machine)을 설치해 화상상담 및 바이오인증으로 약 50가지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상담사 연결이 제외한 업무를 제외하면 24시간 이용 가능하다.

신한은행도 최근 GS리테일과 손잡고 슈퍼마켓 ‘GS더프레시’ 광진화양점을 편의점과 은행이 결합한 ‘디지털 혁신 점포’로 재탄생시켰다.

고객을 안내하는 로봇 컨시어지와 ATM기의 진화된 버전인 디지털 데스크, 스마트 키오스크가 설치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은행 직원과 화상을 통해 예‧적금뿐 아니라 대출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체크카드‧보안카드 재발급 등 급한 업무는 24시간 할 수 있다.

신한은행 측은 “지난해 10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GS리테일 편의점 혁신점포를 선보인 데 이어 두 번째”라며 “2030 유동인구가 많은 광진화양점포는 퇴근 후 장을 보며 편리하게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강점으로 고객 불편 해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마트 노브랜드와 제휴해 내달 중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을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스마트텔러머신(STM), 화상상담 전용 창구 등을 갖춰 영업점 창구 수준의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구성될 예정이다.

STM은 현금·수표 입출금, 체크카드 발급, 보안카드와 카드형OTP 발급 등의 업무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또 화상상담 전용창구에서는 계좌개설, 예‧적금 가입, 인터넷뱅킹 신규‧해지 등을 처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DGB대구은행도 지난 8일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리테일 신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은행 안 편의점’ 혹은 ‘편의점 속 은행’과 같은 ‘퓨전형 특화채널’ 올 상반기 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줄어든 은행점포 빈자리 ‘신개념 점포’가 채울까

이들 점포의 강점은 높은 접근성뿐 아니라 상담사와 연결하는 업무도 늦은 저녁까지 이용이 가능해 기존 점포의 불편함까지 일부 보완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 최근 시중은행들의 오프라인 점포는 빠른 속도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점포 수는 6094개를 기록, 전년 대비 311개나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75개, 국민은행은 58개, 우리은행은 53개, 하나은행은 38개를 각각 줄였다.

여기에 지난 2020년부터 은행 점포의 영업시간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줄어든 상태로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업계는 오프라인 점포를 늘리거나 유지하기보다는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기존 점포의 ‘빈자리’를 메운다는 입장이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디지털 점포에서 비대면으로 업무를 보다 오류가 나면 결국 대면 점포에서 해결을 해야 하는 수준이다. 또 디지털 기기 자체가 낯선 고령층 고객들에게는 이러한 점포 이용의 문턱이 아직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러한 점에 대응해 일부 점포는 운영 초기 전담 직원을 상주시켜 고객의 이용을 도운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선 짧아진 은행 영업시간과 줄어든 오프라인 점포로 초래된 불편을 일부 해소할 수 있으며 은행 입장에서는 유동인구가 많은 유통채널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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