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시중은행 IRP…1분기 수익률 전년比 4.81%P 하락

시간 입력 2022-04-19 07:00:02 시간 수정 2022-04-19 10:38:07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국내 주요은행 개인형 IRP 평균 수익률 0.43%에 머물러
금리인상·주식시장 침체 영향…디폴트옵션 도입 변수

국내 주요은행의 1분기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이 0%대로 떨어졌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매년 몸집을 키우며 성장하고 있지만 올 들어 글로벌 투자환경이 크게 위축되면서 수익률은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형 IRP 규모는 46조5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35.1%(12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운용해 지급하는 확정급여형(DB) 증가율 11.4% 대비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퇴직연금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수익률은 저조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5곳의 개인형 IRP(원리금보장·원리금비보장형) 평균 수익률은 0.43%로 집계됐다. 2021년 1분기 5.24%에 견줘서 4.8%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대내외 투자 환경 위축에 저조한 수익률…우리>신한>하나>농협>국민 순

은행별로 보면 1분기 우리은행의 개인형 IRP 수익률은 0.6%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은행 0.56%, 하나은행 0.47%, 농협은행 0.34% 순이었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중에서도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개인형 IRP 적립금 규모는 8조9569억원으로 제일 크지만 1분기 수익률은 0.19%로 시중은행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아울러 전분기 대비 수익률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5.6%포인트 떨어진 하나은행이었다.

펀드 투자 등 원리금비보장형 수익이 마이너스대로 추락한 것이 개인형 IRP 전체 수익률을 낮췄다. 2021년 1분기 시중은행 5곳의 IRP 원리금비보장형 평균 수익률은 22.15%였지만 1년 새 –1.03%로 곤두박질쳤다. 국민은행은 작년 1분기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이 27.9%로 업계 최상의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는 농협은행(-1.78%) 다음으로 낮은 –1.6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문투자사인 증권사의 IRP 평균 수익률도 -0.06%(14개 사업자 평균)를 기록하는 등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투자환경이 위축이 수익률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금리인상·주식시장 침체 영향…사전지정운용제도 변수 될까

실적배당형에 해당하는 IRP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은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펀드 비중을 설정하고 투자해 펀드 수익률에 따라 전체 수익률이 결정된다. 2020년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펀드 수익률이 악화한 데다 금리 인상이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채권형 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은행의 경우 예금,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저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릴 변수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이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퇴직연금에 가입한 후 자금을 방치하고 있을 경우 사전에 지시한 방법대로 전문기관에서 대신 운용해주는 제도다. 최근 5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고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각 은행의 연금 운용능력이 부각되는 등 옥석가리기가 가능해 질 전망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해지고 운용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는 만큼 은행권에서는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시행일에 맞춰 시스템 개발완료 예정”이라며 “현재 원리금보장상품 위주의 상품 운용에 디폴트 옵션이 적용된다면 장기적으로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