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일제히 인상…‘예대마진 공시제’ 당겨지나

시간 입력 2022-04-20 07:00:02 시간 수정 2022-04-19 17: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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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취급분 주담대 금리 전년말보다 0.22~0.75%p 늘어
신용대출 금리도 대부분 증가…4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더 오를듯
예금금리 올려도 대출금리 인상폭 못 미쳐…‘예대마진 공시제’ 힘 실려

올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하면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도 일부 올랐지만 대출금리 인상 폭과 괴리율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금융공약인 ‘예대마진 공시 제도’ 도입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 6곳(KB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NH농협은행)의 지난 2월 취급분 기준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만기 10년 이상) 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취급분 대비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 4%대 중반까지 올라신용대출도 0.3%p 넘게 오른 은행 3곳

가장 많은 증가폭을 보인 곳은 우리은행으로 0.75%포인트(3.62%→4.37%) 올랐다. 이어 농협은행은 0.68%포인트(3.38%→4.06%), 국민은행은 0.35%포인트(3.61%→3.96%), 신한은행은 0.28%포인트(3.82%→4.10%) 각각 증가했다.

증가폭이 적은 편인 곳은 하나은행(3.78%→4.00%), 기업은행(3.83%→3.92%)로 각각 0.22%p, 0.09%p 늘어난 것으로 공시됐다.

같은 기간 평균 신용대출 금리도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은행 모두 증가했다.

신용대출 역시 우리은행이 3.90%에서 4.36%으로 0.46%포인트 늘어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농협은행은 3.89%에서 4.22%로 0.33%포인트, 기업은행(4.00%→4.30%)과 신한은행(4.45%→4.75)는 각각 0.30%포인트씩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4.61%에서 4.69%로 0.08%포인트 늘었다.

하나은행은 오히려 감소(6.00%→4.27%)했으나 이는 지난해 말 대비 저신용대출의 비중이 낮아지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금리구간별 취급비중을 보면 하나은행은 4% 미만 대출건이 22.3%에 불과한 반면 7~8%대가 21.7%로 동 구간에서 타행 대비 가장 많았다. 반면 올 2월에는 4% 미만대가 67.1%로, 7~8%대 고객은 4.40%만을 차지했다.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증가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다. 앞서 지난 1월 한국은행이 0.50%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22개월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올렸다.

여기에 지난 14일 기준금리는 재차 인상되면서 1.50%까지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더욱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최대 7%선까지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 예대마진 공시 의무화 제도코 앞…“예대마진 폭 줄여야”  

<사진=각 사>

반면 대출금리에 비해 예·적금 금리 인상폭은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은행이 과도한 대출이자를 챙기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연이어 예금 금리 인상에도 나서고 있지만 예대마진 폭은 벌어진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예금금리를 한 차례 올렸고 이달 들어 추가로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국민‧신한‧하나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으며 농협은행은 19일부터 정기예금, 적립식예금 상품 금리를 0.25~0.4%포인트 올렸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정기예‧적금 금리를 최고 0.30%포인트 인상하면서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한 번 인상할 때마다 인상폭이 최대 0.2~0.40%포인트대에 머물러 대출금리 인상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6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2개월 기준)를 보면 기본금리 기준 대부분 1%대 수준으로, 2%대를 넘는 상품은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2.18%)’, 기업은행 ‘IBK 늘푸른하늘통장(2.25%)’, ‘IBK첫만남통장(2.50%)’, ‘IBK 디데이통장(2.54%)’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후보시절 공약한 시중은행 예대마진 공시 의무화 제도 도입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이 지명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의원 재직시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금리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인물이기도 하다. 

예대마진 공시 의무화 도입시 은행들이 느낄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은행권이 자발적으로 예대마진 폭을 축소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예대마진이 과하다는 지적이 반복해서 나오면서 대통령 인수위 중심으로 예대마진 공시제 도입까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분위기다”며 “제도 개선에 앞서 은행업계의 자발적인 금리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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