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免 '글로벌 트로이카' 명성 되찾기 시동

시간 입력 2022-04-22 07:00:07 시간 수정 2022-04-22 08: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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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144)호텔신라
아시아 3대 공항면세점 운영…글로벌 입지 탄탄
코로나 만나 면세점·호텔 '털썩'
이부진 사장 "코로나로 전략적 전환 기회 맞아"

현재 호텔신라는 어느 때보다 긴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쇼크로 첫 적자를 기록했다. 예상치 못한 전염병 사태의 장기화로 업황 정상화까지 불확실성이 크다.

전 세계 면세시장에서 신라면세점의 위상이 상당했기 때문에 최근의 부진이 더 뼈 아프다.

◇꽉 막힌 하늘길…면세점 '시름'

경영진 입장에서 주주총회는 가시방석이다. 특히 팬데믹 여파로 몸살을 앓은 지난 2년간은 더 그렇다. 의장직을 맡는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21년 열린 주총에서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거둬 죄송하다며 주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직전 연도 호텔신라는 연결 기준 영업 손실 1853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첫 적자였다.

코로나가 전세계로 빠르게 퍼지면서 하늘길이 완전히 막혔다. 관광객 수입에 의존하는 면세업 특성상 치명적이었다. 보따리상(따이공)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면세산업이 주저 앉았다.

지난 2020년 신라면세점 매출은 2조80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 시내면세점이 한 해 벌어들인 매출(3조2768억원) 보다 적다. 작년 신라면세점 매출은 3조3497억원으로 코로나 첫 해 보단 일부 회복됐다. 그러나 그러나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70% 수준에 그쳐 정상화됐다 보기 어렵다.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4터미널에 화장품·향수 매장을 열었다.<사진제공=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4터미널에 화장품·향수 매장을 열었다.<사진제공=호텔신라>

◇"면세점, 아 옛날이여"…이부진 "성장 엔진 확보하겠다"

코로나에 따른 충격이 큰 이유는 이전까지 면세업이 장밋빛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까지 호텔신라 매출을 보면, △2012년 2조2196억원 △2013년 2조2970억원 △2014년 2조9090억원 △2015년 3조2517억원 △2016년 3조7153억원 △2017년 4조115억원 △2018년 4조7137억원 △2019년 5조7173억원 매년 두자릿수 신장했다. 지난 2017년 사드 여파로 화장품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이 모두 어려울 때에도 호텔신라 외형은 성장했다. 지난 2018년에는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이듬해 3000억원에 육박,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 영향력도 상당했다. 국내 면세점 가운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진출한 곳이 신라면세점이다. 지난 2017년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 화장품·향수 매장을 오픈하면서 아시아 3대 공항(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글로벌 트로이카'를 완성했다.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19 신라면세점은 전세계에서 3번째로 매출이 많은 면세점에 올랐다. 작년에도 신라면세점은 매출 톱3 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호텔은 면세점 대비 실적 기여도는 크지 않지만, 노하우를 바탕으로 입지를 굳혔다. 서울신라호텔은 2019년부터 3년간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가 꼽은 5성 호텔로 선정됐다. 이는 업계 최초다. 위탁 호텔도 운영하고 있는데, 2013년 11월 동탄점을 시작으로 10여개로 신라스테이 지점을 확대했다. 지난 2020년에는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열어 글로벌 호텔 도약을 꿈꿨다.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이부진 사장은 "팬데믹은 시장과 고객의 삶을 변화시켰지만 동시에 우리는 사업의 강·약점을 냉철히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의 기회를 맞이했다"며 예년과 다른 희망적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TR 사업은 고객의 경험가치를 극대화하는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하고 플랫폼화한 신규 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영업점이 위기를 맞았지만, 디지털 채널로 기회를 모색하겠단 것이다.

또, 거리두기 해제로 경재활동 재개에 따른 기대감도 크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따이공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지만, 내국인 면세 수요 회복과 하반기 이후 인바운드 단체 관광객 수요가 회복될 경우 실적은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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