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시중은행 적립식펀드…신한은행 선방

시간 입력 2022-04-21 17:57:23 시간 수정 2022-04-21 1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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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줄어, 2월 15조원대로 하락…비이자이익 감소에 고민
경기 악화·금소법 영향으로 펀드 판매 제약…온라인으로 눈 돌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시중은행의 적립식펀드 판매 잔고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내외 변동성으로 경기가 악화한 데다 금융소비자법 시행으로 영업 제약이 생긴 이유라는 분석이다.

적립식펀드 수수료 증대는 은행의 수익 다각화 전략의 일환인 만큼 수익 감소에 따른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창구영업에 한계를 느낀 일부 은행은 온라인 펀드 판매율을 높이고자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4곳 적립식펀드 판매액이 전년 동월보다 10.4% 감소한 15조8196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의 적립식펀드 판매 잔고는 지난해 11월 20조원 아래로 떨어진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 금소법 시행 따른 영업 제한·증시 위축에 적립식 펀드 판매 ‘불황’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판매 잔고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 2월 기준 4조553억원으로 전년 동월 5조2390억원에 견줘 22.5%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4조2640억원에서 3조8148억원으로 10.5% 줄어 우리은행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5.4% 감소한 5조6427억원, 신한은행은 2.9% 감소한 1조3557억원을 기록해 시중은행 중에서는 감소폭이 제일 작았다.

적립식펀드는 주식형, 채권형, 주식과 채권 혼합형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납입하는 상품으로 기존 은행의 적금과 비슷하다. 매월 돈을 넣어 목돈을 만들 수 있고 분할로 매수해 투자 위험이 비교적 적은 장점이 있어 사회초년생에게도 인기가 높다. 

시중은행들이 적립식펀드 판매에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있음에도 잔고가 준 이유는 증시 위축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영향을 들 수 있다.

올 초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수익률 변동성이 높은 펀드 영업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고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펀드 영업을 하고 싶어도 경기나 주식시장이 안 좋다보니 현장에서 선뜻 권유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3월부터 금소법이 도입되면서 펀드 금융회사에게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에 대한 설명 의무가 대폭 강화됐다.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은행의 판매 부담이 커진 점도 판매 잔고에 영향을 미쳤다.

금소법 후속 조처로 지난 9월 펀드 판매 시 설명시간이 불필요하게 길어지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선했지만 금융사의 면책 기준은 담기지 않아 은행권의 책임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수익다각화 고민 커져…온라인 경쟁 눈 돌린 은행

적립식펀드 판매 감소로 각 은행의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도 비상등이 켜졌다. 게다가 핀테크 기술을 통해 증권사와 보험사도 펀드 판매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시장 경쟁도 한층 더 격화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시중은행은 대면 판매보다 부담이 덜한 디지털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치하고자 경쟁에 돌입했다. 온라인을 통한 펀드가입의 경우 가입자가 직접 투자 설명서를 열람하게 돼 금융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덜 수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내달까지 펀드상품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에 나서고 있고 하나은행은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적립식 투자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권에서도 고객 유치에 나서는 추세다.

이 시중은행 관계자는 “적립식펀드 잔고가 감소했다고 해서 비이자수익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판매 잔고를 다시 늘리기 위해 은행권에서 고객의 필요에 맞는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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