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소유주 변경에도 몸집 불린 ABL생명…건전성 확보 과제

시간 입력 2022-04-25 07:00:06 시간 수정 2022-04-25 08: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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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145)ABL생명
10년 누적 매출 27조원…2016년 적자 후 실적 개선세
총자산 16조원…임직원 수 절반 이상 줄어
자산 건전성 확보는 과제…매각 이후도 대비해야

ABL생명의 최근 10년은 다사다난했다. 대주주 변경만 세 번에 달했다. 2016년 독일 알리안츠그룹에서 중국 안방보험으로 변경된 이후 2019년 중국 금융당국의 위탁경영을 거쳐 현재는 다자보험 산하에 편입된 상태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부터 다자보험의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ABL생명의 매각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ABL생명은 향후 매각에 대비해 수익성과 건전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2500억 적자에서 2021년 500억 흑자로

ABL생명의 지난 10년간 누적 매출(영업수익)은 총 27조5381억원이다. 회사의 매출액은 2016년 1조원대로 하락했는데, 이는 매각 이슈에 의한 설계사 이탈, 구조조정 등으로 보험영업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안방보험에 인수된 2017년 매출액은 3조원대로 급증했다. 수익성이 높은 저축성 보험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한 결과다. ABL생명의 2017년 저축성 보험 신계약 실적은 4조279억원으로 2016년보다 178.2% 급증했다.

연도별 매출액은 △2012년 3조1110억원 △2013년 2조9680억원 △2014년 2조7690억원 △2015년 2조4675억원 △2017년 3조1891억원 △2018년 2조4619억원 △2019년 2조5818억원 △2020년 3조2048억원 △2021년 2조8588억원이다.

ABL생명은 2015년과 2016년 수백, 수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부채적정성평가(LAT)에서 발생한 결손금을 회사의 이익으로 충당했기 때문이다. 이후 안방보험의 자본 수혈을 받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대주주 리스크, 업황 악화 등의 영향으로 2019년 한 차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의 연도별 순익은 △2012년 446억원 △2013년 -321억원 △2014년 64억원 △2015년 -874억원 △2016년 -2533억원 △2017년 35억원 △2018년 5억원 △2019년 -145억원 △2020년 882억원 △2021년 526억원이다.

◇임직원·점포 수 10년 전보다 크게 줄어

ABL생명의 총자산은 10년 새 6조원가량 늘었다. 연도별 총자산은 △2012년 14조9676억원 △2013년 15조2253억원 △2014년 15조9756억원 △2015년 16조6510억원 △2016년 17조6028억원 △2017년 18조5955억원 △2018년 19조3027억원 △2019년 19조8873억원 △2020년 20조4439억원 △2021년 20조5120억원이다.

회사의 무형자산은 △2012년 222억원 △2013년 429억원 △2014년 558억원 △2015년 503억원 △2016년 440억원 △2017년 391억원 △2018년 365억원 △2019년 367억원 △2020년 409억원 △2021년 492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개발비는 △2012년 142억원 △2013년 316억원 △2014년 435억원 △2015년 392억원 △2016년 350억원 △2017년 317억원 △2018년 296억원 △2019년 297억원 △2020년 344억원 △2021년 423억원으로 집게됐다.

임직원 수는 10년 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연도별 임직원 수는 △2012년 1668명 △2013년 1578명 △2014년 1305명 △2015년 1183명 △2016년 937명 △2017년 941명 △2018년 907명 △2019년 892명 △2020년 856명 △2021년 819명으로 나타났다.

점포 수는 줄어든 반면, 대리점 수는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2년 329곳·72곳 △2013년 279곳·67곳 △2014년 265곳·82곳 △2015년 214곳·73곳 △2016년 175곳·96곳 △2017년 149곳·90곳 △2018년 144곳·80곳 △2019년 101곳·92곳 △2020년 62곳·89곳 △2021년 58곳·98곳으로 집계됐다.

◇내년 새 제도 대비해 건전성 확보해야

올해 ABL생명의 최대 과제는 건전성 확보가 될 전망이다.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과거 공격적으로 영업했던 저축성 보험이 회계상 부채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LAT 평가 결과 ABL생명의 저축성보험, 즉 금리확정형 유배당 상품에서 1조3540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했다. 금리연동형 무배당 상품과 변액보험 등이 선방하며 총 331억원의 잉여금이 발생했으나, LAT 잉여금 비율은 0.24%로 생보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추가 자본 수혈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ALB생명의 대주주 다자보험이 중국 금융당국의 민영화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BL생명은 올해 보장성 보험 판매를 강화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등 건전성 개선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자보험의 민영화 이후도 대비해야 한다. 최근 시예저치앙 대표의 연임 역시 매각을 대비해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조치라는 분석이다. 시예 대표는 지난 2019년 회사를 맡아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오고 있다.

한편 ABL생명은 올해 역시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금융소비자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3월부터 영업점 고객 서비스를 종료하고 보험 해지와 보험금 신청, 계약자 변경 등의 업무를 콜센터와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생보업계 최초로 ‘디지털 하이브리드 사고보험금 접수 서비스’를 실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콜센터 상담과 동시에 사고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상담원이 URL을 모바일 기기로 발송하면, 고객은 진단서 사진 등을 첨부해 사고보험금을 접수할 수 있다.

ABL생명 관계자는 “대다수의 고객이 사고보험금 청구 전 콜센터를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해당 서비스를 개발했다”며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 고객도 어렵지 않게 사고보험금 접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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