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 취임, 영향은

시간 입력 2022-04-22 17:17:06 시간 수정 2022-04-22 17: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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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계, 이자이익 증가하지만 대출수요 줄고 부실률 리스크 ↑
보험업계, RBC 악화·금투업계 투자자금 이탈·여신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한국은행의 새 수장으로 이창용 신임 총재가 지난 21일 취임했다. ‘매파’로 꼽히는 이 총재 체제가 금융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계에서 매파(Hawks)란 통화 정책상의 강경파를 의미하는 말로,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과 긴축정책을 주장하는 세력을 칭한다. 매파로 분류되는 이 총재의 취임으로 금리인상 의견은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 총재의 취임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업계에서는 이자수익 증대와 함께 대출수요 감소, 부실률 증가 가능성이 대두되는 한편 여신·금투업계는 수익성 감소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 '매파' 성향 한은 총재, 2~3분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

한국은행은 올 들어 이미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늦어도 3분기까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근거로 이 총재가 인플레이션 대응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취임식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회복세도 기존 전망보다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과 물가 간 상충 관계가 통화정책 운용을 더욱 제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부채의 지속적 확대가 자칫 거품 붕괴로 이어질 경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우리는 과거 경험으로부터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으로 볼 때 이 총재의 방향성은 금리 인상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리인상의 여파로 올 들어 대출수요가 감소세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채 감소를 언급한 점은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이 총재는 앞서 1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가 상승 심리가 올라가고 있어 인기는 없더라도 ‘시그널’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전념하겠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 금리인상 지속시 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금리인상은 은행업계 입장에서는 예대마진을 늘릴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 감소, 부실률 증가는 리스크로 남는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 12월부터 올 3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총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전월(1060조원) 대비 1조원이나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는 것이 꼭 은행 입장에서 좋기만 한 건 아니다”라며 “대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 결국 수익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업계 역시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 매입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수치가 급격히 악화되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 대신 안전자산을 찾아 떠나는 현상으로 시장 내 투자자금 이탈이 일어나고 있는 금투업계 역시 금리인상이 달갑지 않다. 은행에 비해 저신용자 고객 비율이 높은 여신업계도 고객 이탈을 우려해야 한다. 

21일 오후 열린 취임식에서 이창용 총재가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헹>
21일 오후 열린 취임식에서 이창용 총재가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헹>

한편, 이 총재는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 정책에 힘을 보탰다. 

이 총재는 취임 전 청문회 위원들이 보낸 사전 답변서에서 국책기관의 지방이전 계획에 대해 “최근 지역균형 발전 논의에 적극 공감한다”고 답했다.

단, 자신이 수장을 맡은 한국은행의 이전에 대해서는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유로 서울에 남아야 한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수위에서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만큼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정치권을 찾아 국책은행의 지방이전 반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의 불안을 안정시킴과 동시에 금융업계의 성장과 도약이라는 과제를 모두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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