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카드사, ‘리스업’ 강세…우리·국민 등 자산 증가폭도 월등

시간 입력 2022-04-26 07:00:02 시간 수정 2022-04-25 17: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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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리스 자산 115% 늘어…신한 13.2%·국민 71.3%
삼성카드는 리스 비중 축소…롯데·비씨는 지난해 첫 진출

국내 카드사들의 리스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본사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중 기업계 카드사보다 금융지주계 카드사의 리스 자산 증가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리스업을 영위하는 국내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비씨카드)의 리스 자산은 4조861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7584억원)보다 29.4% 증가했다.

리스업은 시설이나 자동차 등을 이용료를 받고 대여하는 사업을 뜻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캐피탈사의 주 수익원이었지만, 최근 사업 확장을 꾀하는 카드사들이 뛰어들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카드 자산 증가폭 톱…규모 1위는 신한카드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의 리스 자산은 1조26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9% 급증했다. 2020년 말 업계 2위인 삼성카드의 자산 규모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우리카드의 리스 자산 증가 배경으로는 우리금융그룹의 자동차금융 드라이브가 꼽힌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우리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등 그룹 계열사와 함께 자동차금융 통합 플랫폼 ‘우리원카’를 출시한 바 있다. 오프라인 전문 영업 점포도 매년 확장 중이다.

신한카드의 리스 자산 규모는 13.2% 증가한 2조6492억원이다. 국민카드의 경우 71.3% 증가한 4447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2020년 상반기 현대캐피탈로부터 약 5000억원 규모의 렌터카 자산을 인수했다. 그해 하반기 신한캐피탈의 오토 및 리테일 자산을 9000억원 가량 인수했다. 최근에는 신한금융그룹의 공동 플랫폼 ‘신한 마이카’를 통해 자동차금융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장 중이다.

국민카드는 2020년부터 미국 애플(Apple)사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개인 또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리스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애플 리스 이용 기업들에 디지털 업무 환경을 지원하는 ‘서비스형 디바이스 솔루션’도 선보였다.

◇기업계 카드사는 아직 걸음마…삼성카드는 리스 비중 축소

반면 삼성카드의 리스 자산은 4816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줄었다. 이는 운용효율 중심 경영정책으로 2019년 이후 자동차금융 사업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삼성카드는 카드할부 자산 및 카드론 자산을 중심으로 자산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며 “운용효율 중심의 영업정책, 낮은 자본비용을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와 비씨카드는 지난해 리스업에 처음 진출했다. 이들 회사의 리스 자산 규모는 각각 65억원, 104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리스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과거 롯데그룹 산하에 있을 때는 롯데렌탈과 롯데캐피탈 등 리스업 게열사가 있어 관련 사업을 취급하지 않았으나, 대주주 변경 후 수익성 다각화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그해 3월 비씨카드 역시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업무 범위에 시설대여업을 추가하고 리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는 주 수익원인 신용카드 결제대행 업무가 회원사들의 이탈로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리스업 시장은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로 포화 상태다. 특히 지주계 카드사들은 계열사와의 연계를 바탕으로 자동차 금융 시장에서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 방식의 차별화가 밑바탕 되지 않으면 기업계 카드사들의 사업 확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신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리스업 시장에서는 신용등급, 자금조달 능력, 영업 네트워크 등이 핵심경쟁력”이라며 “지주계 카드사들은 각 사 금융그룹의 지원 여력에 따라 기업계 카드사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렌탈 라인업을 다양화할 수 있다면, 기업계 카드사들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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