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이자수익’ 강화 내건 시중은행…1분기 임무 달성엔 ‘실패’

시간 입력 2022-04-27 07:00:04 시간 수정 2022-04-27 10: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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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이익은 19% 늘고 비이자이익은 9% 감소해
기준금리 인상 종료시 이자이익 하락 가능성…수익구조 개선해야

올해 1분기 국내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이 금리인상에 힘입어 큰 폭으로 확대됐지만 비이자이익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이자이익을 강화하겠다는 은행의 계획은 증시 불황과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에 차질이 생겼다는 평가다. 

연초 각 은행 수장은 과도한 이자수익을 경계하는 금융당국과 소비자단체의 지적을 의식한 듯 비이자이익 강화를 주문해 왔다. 1분기 결과만 놓고 보면 이자수익 의존도는 여전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될 경우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비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네 곳의 순이자이익은 6조5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4604억원보다 19% 가까이 증가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의 순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1분기 1조3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00억원 대비 22.8% 증가했다. 이어 신한은행이 1조 4154억원으로 19.6% 늘었다. 국민은행(2조1396억원), 하나은행(1조6830억원)은 각각 18.2%, 19.5% 상승했다.

◇ 이자수익 늘고 비이자수익은 줄고…아쉬운 수익구조 다변화

올 초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감소하면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수익 확대에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예대마진 확대에 따라 이자수익이 증가한 것이다.

다만, 이와 대조적으로 비이자이익은 감소해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은 이루지 못했다. 1분기 시중은행 네 곳의 비이자이익 합계는 8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9138억원 대비 9.4% 줄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이 1431억원에서 1476억원으로 3.1% 증가한 하나은행과 1959억원에서 1991억원으로 1.6% 늘어난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비이자수익은 일제히 감소했다. 감소폭이 큰 곳은 우리은행으로 2021년 1분기 2579억원에서 올 1분기 2101억원으로 18.5% 줄었다. 이어 국민은행이 3169억원에서 2708억원으로 14.5% 줄었다.

비이자이익이 감소한 건 증시 부진으로 유가 증권 손익이 줄어든 이유에서다. 해가 바뀔 때마다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며 수익 다변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하지만 이 같은 발언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금리 인상 종료시 이자마진 하락 가능성↑…비이자 수익, 투자시장 불황에 난항  

하반기 이후 이자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비이자이익 강화 등 수익성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순이자이익을 결정하는 예대금리는 기준금리에 따라 바뀐다. 대출금리의 경우 통화정책을 선반영하는 특성이 있어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전 오르지만 예금금리는 기준금리가 인상된 후 6개월 후에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 괴리로 인해 순이자이익은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유지되겠지만 이후가 문제다. 비이자수익 기반이 약한 은행은 금리하락기엔 건정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은 한국은행이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특징으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은 연중 고점을 통과한 뒤 내년에는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WM)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등 새로운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투자시장 업황이 회복되지 않는 한 2분기 이후 비이자이익 확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 부진으로 유가증권 수익이 감소하면서 비이자이익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이나 디지털 플랫폼 혁신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에 비이자이익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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