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BNPL 진출로 빅테크에 ‘도전장’…연체 리스크는 과제

시간 입력 2022-04-30 07:00:04 시간 수정 2022-04-29 13: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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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다날과 BNPL 결제 서비스 구축 업무제휴
신한카드도 빅데이터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형 고도화

신한카드는 크레파스솔루션과 함께 카드승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대안신용평가 사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왼쪽), 안중선 신한카드 라이프 인포메이션 그룹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제공=신한카드>

국내 카드업계가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후불결제 서비스인 ‘BNPL(Buy Now Pay Later)’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BNPL은 결제사가 가맹점에 대금을 우선 지불한 뒤 소비자가 분할 납부하는 결제방식이다. 

신용카드와 달리 발급에 필요한 신용점수가 없어 학생층 중심의 젊은 세대로부터 인기가 높다. 통신요금 연체 비율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결제 한도를 부여하기에 소액 결제가 주를 이룬다.  

카드사들이 시장 진출에 서두르는 배경에는 빅테크에 씬파일러(Thin Filer, 금융이력 부족자), 특히 MZ세대 고객층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4월 네이버페이를 시작으로 올해 초 카카오페이, 토스까지 BNPL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사내벤처 ‘하프하프’ 팀은 이달 중순 다날과 BNPL 결제 서비스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하프하프 팀은 이번 제휴로 국민카드의 신용평가 및 채권관리 노하우와 다날의 통합 결제 관련 디지털 인프라를 융합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MZ세대에게 새로운 BNPL 결제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비금융정보 기반의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을 공동 구축하고, 올해 3분기 중 BNPL 결제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도 최근 크레파스솔루션과 카드승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형 고도화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금융사 및 BNPL사에게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는 여러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과 이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BNPL 서비스가 자리 잡은 상태다. 특히 신용카드보다 지불해야 할 이자가 적고 가입이 쉬워 경제력이 약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6월 내놓은 ‘MZ세대를 공략한 후불결제(BNPL) 서비스의 부상’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Afterpay 이용 고객의 연령대는 밀레니얼 세대(48%), Z세대(25%), X세대(21%), 베이비부머(6%) 등으로 MZ세대 이용률이 73%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도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BNPL 서비스의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는 27만명, 누적 거래금액도 330억원 규모에 달한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초 월 15만원 한도의 후불형 모바일 교통카드 서비스를 출시했고, 토스 역시 이달부터 월 한도 최대 30만원의 BNPL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편 BNPL 서비스의 성장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비스 가입자의 지불 능력이 낮은 만큼, 부실 채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카드업계는 신용카드 사업 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과거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해온 만큼, 대안신용평가 모형 구축과 연체율 관리 측면에서 빅테크보다 이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카드사의 BNPL 시장 진출로 씬파일러의 금융 선택지가 한층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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