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희망퇴직에도 여전한 ‘인건비’ 비중…KB금융 줄고 신한금융은 늘어

시간 입력 2022-05-05 07:00:01 시간 수정 2022-05-04 16: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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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인건비 비중 KB·하나금융↑…신한·우리금융↓
희망퇴직‧공채 축소에도 평균급여 인상‧전문인력 채용으로 인건비 늘어

금융권이 경영 효율화를 목표로 매년 대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음에도 불구, 실제 인건비 감소 효과는 지주별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급여가 높은 중장년층 관리자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에도 불구, 최근 ‘디지털 혁신’을 위해 IT 직군 전문 경력직 직원을 수시 채용하는데다 호봉제의 영향으로 평균 급여가 높아진 영향이다. 인건비 감축효과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조직 효율화 바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각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인건비가 감소했다.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기보다 오히려 인건비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급여 제외해도 신한‧우리금융 등 인건비 전년보다 늘어

KB금융은 1분기 희망퇴직급여 등을 포함한 종업원 급여로 1조891억원을 지출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1조1139억원보다 2.2% 감소한 수치다. 단, KB금융은 희망퇴직급여를 제외한 급여액을 따로 공시하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퇴직급여를 제외한 인건비로 올 1분기 5928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 동기 5985억원보다 1.0% 감소한 것이다. 단, 퇴직급여 2308억원을 포함하면 약 8236억원이 되는데, 전년 동기(퇴직급여 포함 6486억원)보다 27% 늘어났다.

신한금융은 명예퇴직금 6억원을 포함한 종업원 비용으로 8648억원을 지출, 전년 동기 8536억원보다 1.3%가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우리금융도 일반인건비로 1분기 6290억원을 지출, 전년 동기 5830억원보다 7.9%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1분기에는 퇴직금이 따로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각사>

◆은행發 금융업계 ‘희망퇴직’ 러시에도 인건비 별로 안 줄어

금융계의 디지털화로 오프라인 인력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업계의 감축 바람은 지속되고 있다. 올 1월에만 4개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에서 약 18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674명, 하나은행 478명, 우리은행은 415명, 신한은행은 250명이 각각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대부분 만 40세 이상의 관리자급 임직원이 퇴직 대상으로, 임금수준이 높은 직원을 내보냄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이로 인해 임직원수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2021년 주요 은행의 임직원수를 보면 국민은행은 1만7810명에서 1만7261명으로, 신한은행은 1만4501명에서 1만4117명으로, 우리은행도 1만4837명에서 1만4276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하나은행만이 1만2725명에서 1만2751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은행에서 시작된 감원 바람은 이제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해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우리카드 등이 희망퇴직을 단행한 데 이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올 1월 2년만에 희망퇴직을 받았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권에서는 지난해 미래에셋생명, KB생명‧손해보험, 신한라이프 등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전체적으로 인력을 줄이는 추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공채조차 크게 줄어든 추세다.

이처럼 금융업계가 인력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도 인건비 감소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이유는 IT 인력 등 전문직군 수시채용으로 인한 비용 발생, 호봉제로 인한 임금 인상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4대 은행의 평균연봉은 지난해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전체 인원이 줄고 신입 채용도 줄이면서 인력 효율화에 주력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줄어든 인원만큼 디지털 강화 차원에서 IT 전문인력을 후한 대우로 수시 채용하는데다 호봉제로 급여가 계속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인건비가 바로 감소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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