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값 오르자 車·가전 가격 줄줄이 인상

시간 입력 2022-05-09 07:00:01 시간 수정 2022-05-06 18: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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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자동차강판 가격 톤당 15만원 인상  
자동차업계, 연식 변경 모델 가격 인상폭 상향 조정
가전업계도 원가 상승에 신제품 가격 인상 나서

지난해 하반기 급상승세를 탄 철강재 가격이 올 1분기를 넘기고도 천정부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재 인플레이션은 이미 한 차례 자동차 값과 가전제품 값을 올리도록 한 바 있다. 철강재 가격이 다시 오름새를 이어가면서 다시 한 번 자동차 값과 가전제품 가격 인상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인플레이션의 소용돌이'가 우리 경제를 갈수록 강한 힘으로 짓누르고 있어 우려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적극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에 투입되는 철강재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철강재 가격 인상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동차 가전제품 가격 역시 재차 오르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자동차강판이나 가전용 철강재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아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사실은 추가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 아연괴 판매 가격은 톤당 594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69만원 대비 120.9% 상승했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5월 6일 기준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톤당 537달러로 올해 초 359.58달러 대비 49.3% 상승했다.

게다가 원자재 가격 부담은 자동차와 가전은 물론 주요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철강재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여기에 소비마저 침체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으로 이어져 국내 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다 보니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원가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 하반기에도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철강재 가격은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강판의 경우 올해 상반기 톤당 15만원 수준 인상으로 마무리되는 톤당 20만원 이상 인상을 요구하던 철강업체들과 톤당 10만원을 올리자던 자동차업계가 중간지점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자동차강판 가격은 지난해 인상분까지 더해지면 1년 6개월 만에 톤당 32만원이 오르게 돼 톤당 130만~140만원 수준까지 치솟는다. 결국 이는 자동차업계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자동차 판매가격에도 이를 반영했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도 원가 상승분을 자동차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연식 변경 모델은 10만~20만원 인상이 이뤄졌는데 최근 들어서는 인상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기아는 K8 연식변경 모델 가격을 최대 64만원 인상했으며 제네시스 ‘GV70’의 연식변경 모델 가격도 113만원이 인상됐다.

가전에 들어가는 철강재 가격도 올랐다. 포스코는 가전업체들과 올해 2분기에 투입되는 가전용 철강재 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가전용 철강재의 경우 자동차강판에 비해 인상폭이 크지 않지만 철강재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물류비용을 비롯해 전체적인 원가가 올라가고 있다. 이에 가전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트롬 세탁기 가격을 약 30만원 인상해 출시했다.

이처럼 상반기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진 가운데 하반기까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진다면 산업계 위축은 물론 소비마저 침체되면서 국내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까지도 원자재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이 이어진다면 물가 상승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면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까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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