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금융’ 최강자에 오른 신한카드·캐피탈…수익성 확대는 과제

시간 입력 2022-05-09 18:05:57 시간 수정 2022-05-09 18:05:57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신한카드, 지난해 신기술금융 자산 816억원…전년보다 1033% 급증
신한캐피탈, 관련 자산 1조원 돌파…캐피탈사 중 유일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사진 제공=신한금융>

지난해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이 각자 분야에서 신기술금융부문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몇 년간 추진해온 ‘혁신성장 프로젝트’와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펀드가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신기술금융은 장래성이 유망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에 투자 또는 융자를 해주는 금융업을 말한다. 사업 특성상 단기간에 수익성을 내기 어렵지만 디지털 전환이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만큼 관련 투자 규모는 지속 증대할 전망이다. 다만 자산 증가와는 별개로 수익성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 지원 아래 신기술금융 자산 늘어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의 신기술금융부문 자산은 816억원으로 전년 72억원보다 1033.3% 급증했다. 이로써 신한카드는 신기술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KB국민카드(46억원)와 롯데카드(21억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업계 1위를 수성했다.

신한캐피탈의 신기술금융부문 자산은 2020년 5618억원에서 지난해 1조12억원으로 78.2% 증가했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KB캐피탈(148억원), 우리금융캐피탈(461억원)은 물론, 국책은행 계열사인 산은캐피탈(6025억원)과 IBK캐피탈(6256억원)보다도 큰 규모를 기록했다.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의 신기술금융부문 자산이 증가한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자리했다. 신한금융은 2019년 2월 혁신성장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그해 12월부터 중장기 혁신금융 플랜인 ‘트리플 K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지난해 4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결성한 바 있다. 해당 펀드는 현재까지 유망 스타트업 18개 기업에 2245억원의 투자를 완료했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 절실…신기술금융 시장 경쟁 격화할까

지주 차원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대는 과제로 남았다. 스타트업 창원을 지원하는 신기술금융 특성상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도가 높고, 지원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신한캐피탈의 지난해 신기술금융손익은 367억원이었고, 신한카드의 경우 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의 신기술금융 자산은 향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자동차금융 시장 내 경쟁 격화 등으로 전통적인 수익원이 위협받고 상황에서 수익원 다변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신성장동력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신기술 금융 자산 증대에 일조할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 4일 3000억원 규모의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2호’를 조성하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등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여러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파트너십에 기반한 협업을 통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넘는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고 투자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차별화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역시 올해부터 혁신기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 만큼,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이 1위 지위를 수성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하나금융은 지난 2일 전략적 투자(SI) 펀드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하나카드와 하나캐피탈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가 출자자로 참여하며, 주요 투자 대상은 메타버스와 AI, 빅테이터, 인슈어테크 등 국내외 유망 기업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국내외 혁신기술·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를 설립했다. 투자 규모는 3000억원이다. 이 펀드 역시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을 비롯해 그룹 계열사가 출자자로 참여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주요 금융지주들이 새 성장동력 확보와 디지털 전환 차원에서 대규모로 펀드 조성에 나선 만큼, 카드·캐피탈의 신기술금융 부문 투자 역시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