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실적감소에 고민 깊은 씨티은행

시간 입력 2022-05-17 07:00:05 시간 수정 2022-05-16 17: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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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기업대출 잔액 6조290억원…3년연속 감소 추세
주요 시중은행 공세‧인터넷전문銀 진출까지 앞둬 어두운 전망

한국씨티은행(은행장 유명순, 이하 씨티은행)이 ‘기업금융’ 주력 전략을 발표하고, 국내 소비자금융 전면 철수를 단행 중이지만 기업금융조차 매년 실적이 감소하면서 고민이 쌓인 모습이다. 

시장환경도 그리 밝지 않다. 가계대출 규제에 묶인 여타 시중은행들도 기업금융에 전력을 다하면서 성장 활로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업금융 진출도 예정돼 있어 경쟁 여건조차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 1분기 기업 고객에 운전자금으로 3조9713억원, 시설자금은 2조577억원을 각각 빌려줘 총 기업대출 잔액은 약 6조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 2020년에는 7조6048억원을, 2021년에는 6조9752억원의 기업자금 대출 잔고를 기록한 것으로 공시했다. 지난해 리테일 철수를 선언한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기업대출이 줄어든 데 이어 올 들어서도 감소세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씨티은행 측은 이번 실적 감소에 대해 “기업대출은 외화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금융으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 대출 감소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금융 부문은 고객과의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금융을 제공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시로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강화로 고객지원과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씨티은행은 리테일 부문의 매각이 수포로 돌아간 뒤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국내 리테일 부문 전면 철수를 결의했다. 오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철수작업을 거치며 지난 2월부터는 추가적인 리테일 서비스 신규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유명순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금융 사업 부문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초석을 마련, 기업금융 플랫폼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리테일 철수 작업이 시작된 올 1분기에는 4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 수익성 약화가 이어졌다.

문제는 주력 분야인 기업금융 부문에서까지 타행에 밀리며 이렇다 할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국내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 규제의 대안으로 기업대출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은 1106조원으로 전월 대비 12조1000억원이나 증가했다. 5대 은행만 보면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이 660조585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약 24조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흥 강자인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당국의 규제 완화로 기업대출 시장 진출의 물꼬가 트인 상태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저렴한 유지비용을 통해 수수료 면제 혜택과 ‘비대면’이라는 강점을 내세우며 이미 진출해 있는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 시장 등에서 발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인터넷전문은행 중 첫 출시된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인 ‘사장님대출’은 출시 한 달여 만에 2000억원 규모의 대출 잔고를 기록했으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연내 개인사업자 대출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강자인 시중은행들도 대거 기업대출에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어 기존 대출 강자인 씨티은행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은 상태”라며 “급변하는 국내 금융시장의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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