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충당금 '껑충', 왜?

시간 입력 2022-05-27 07:00:05 시간 수정 2022-05-26 18: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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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카드사 NPL비율 0.77%…전년 말보다 소폭 감소
대손충당금 적립액 규모는 18% 늘어…잠재 부실 대비 차원

국내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음에도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지표 개선이 금융당국의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인한 ‘착시효과’라는 인식을 가졌으며, 향후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실채권 발생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전업카드사 7곳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평균 0.77%로 집계됐다.

현대카드의 NPL비율은 0.97%로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카드(0.93%), KB국민카드(0.88%), 신한카드(0.82%), 하나카드(0.71%), 삼성카드(0.61%), 우리카드(0.5%) 순으로 뒤를 이었다.

NPL비율은 총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금융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말 1.02%에서 이듬해 말 0.79%로 0.23%포인트 하락했고, 올해 1분기 0.02%포인트 낮아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올해 1분기 카드사 7곳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64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2%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 불가능이 예상되는 채권에 대비해 쌓아두는 자금을 뜻한다.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음에도 카드사들이 대손충당금 규모를 키운 이유로는 ‘현 지표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느냐’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2020년 2분기부터 시행 중인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오는 9월 말 종료된다. 당초 2020년 9월 종료 예정이던 금융지원 조치는 6개월씩 네 차례의 연장됐다. 카드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의 관련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조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인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18조4000억원 증가하며, 가구당 연 87만6000원의 이자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 여력이 악화됐다는 징후는 신용카드 대금을 다음 달로 이월하는 ‘리볼빙’ 서비스에서도 이미 드러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카드사 7곳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1770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최대 18%가 넘는 고금리가 적용됨에도 리볼빙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각 사별로 관리 체계를 수립해 적절하게 리스크를 관리해오고 있을 것”이라면서 “기준금리 인상, 금융지원 종료 등으로 발생할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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