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서비스 총망라…은행권, ‘슈퍼앱’ 경쟁 불 붙었다

시간 입력 2022-06-28 07:00:09 시간 수정 2022-06-27 17: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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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앱’ 선두주자 신한銀‧토스뱅크 이어 농협‧국민銀도 합류
금융소비자 불편 개선‧비금융 서비스 수익성 제고까지 노린다

은행업계가 기존의 뱅킹앱을 ‘범 금융 서비스 앱’으로 진화시키는 작업에 한창이다. 여기에 타 업권과의 제휴 등으로 ‘종합 생활서비스 앱’까지 추구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특히 뱅킹앱을 중심으로 동일 계열사의 보험‧증권 서비스 등을 통합해 한 앱에서 제공하는 ‘슈퍼앱’화 전략이 주로 추진되고 있다. 슈퍼앱이란 한 앱에서 여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형태다.

기존 은행 앱이 동일 금융지주 내 타 업권 계열사 앱과 별도로 서비스돼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뱅킹앱을 기준으로 앱을 정리하고 소비자 편익을 향상시켜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을 필두로 NH농협은행, 국민은행 등 다수의 시중은행들이 슈퍼앱으로의 변신을 꾀하거나 추진 중이다.

은행권 슈퍼앱의 선두주자는 신한은행이었다. 지난 2018년 뱅킹앱 ‘신한S뱅크’, ‘써니뱅크’ 등을 통합, 전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한 슈퍼앱 ‘쏠(SOL)’을 리뉴얼 출시했다. 리뉴얼 출시 이후 쏠은 출시 8개월만에 가입자수 800만명을 돌파하며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가 별도의 앱을 출시하지 않고 모회사 ‘토스’의 앱 내에 토스증권, 보험 등 타 계열사와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의 원앱 전략은 주효했다. 기존 송금서비스만을 제공하던 시기부터 확보해 온 고객층을 쉽게 은행 서비스로 유인하는 효과를 누린 것이다. 현재 토스 앱은 인터넷전문은행 3사‧시중은행 뱅킹 앱 어느 것보다도 가입자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26일 자사 뱅킹앱 ‘NH올원뱅크’에 증권·보험·카드 등 금융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모아 제공하는 리뉴얼 작업을 마쳤다. 이에 따라 올원뱅크 내에서 NH투자증권, NH농협보험, NH농협카드의 서비스도 일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농협금융의 ‘혁신’은 경쟁 시중은행 대비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모바일 앱의 가입자수 및 월 활성화이용자수(MAU)를 공시하고 있지 않다. 단, 가장 최근 발표한 수치로는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의 올원뱅크와 NH투자증권의 ‘나무’를 합한 가입자수 2790만명이다. 이는 전년 말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지만, 상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공식앱 가입자가 은행만으로도 200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차별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것으로 보인다.

단, 농협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비금융 계열사 서비스는 새로운 앱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비금융계열사의 서비스 연계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일찍이 ‘KB스타뱅킹’의 슈퍼앱화를 표방하고 계열사 앱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취임 초기부터 모바일 앱 통합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실제 일부 국민은행 계열 앱들은 서비스를 종료하고 스타뱅킹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리브(Liiv)’앱이, 오는 8월 말에는 ‘마이머니’가 서비스 종료될 예정이다.

이 밖에 하나은행‧우리은행 등도 자사 모바일뱅킹 앱을 중심으로 계열사 서비스를 모으는 등 점진적인 슈퍼앱 작업을 전개 중이다. 비은행권에서도 삼성금융계열사가 생명·화재·카드·증권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모니모 앱을 최근 선보였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은행앱의 고객 접근성 개선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다수의 리테일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은행앱 고객들을 타 계열사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유도, 비은행 서비스의 수익성도 제고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역시 장기적으로 ‘슈퍼앱’ 전략을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경력 개발자 채용에 나서며 “하나의 은행앱을 넘어 여러 가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의 진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단, 슈퍼앱 전략 추진은 구체화된 부분은 없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증권이나 타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 제휴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제휴 신용카드 개설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범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모바일 플랫폼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지나치게 많은 앱’과 잦은 오류 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리테일 고객층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은행앱을 중심으로 타 계열사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비은행 서비스의 수익성까지 제고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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