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제칠 삼성 '3나노 양산'…수율 확보가 관건

시간 입력 2022-06-29 17:47:13 시간 수정 2022-06-29 17: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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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세계 1위' 가까이... TSMC와 격차 좁힌다  
품질보장 가능할까... 수율 80~90% 도달은 숙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이달부터 파운드리 분야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한다. '반도체 1위'를 목표로 내건 만큼 업계 1위 TSMC와의 격차를 줄일 야심찬 승부수로 읽힌다. 다만 고객사 확보의 핵심인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0일 차세대 GAA 기반 나노 반도체 공정 양산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3나노 공정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활용하는 반도체 제조 공법으로, 기존보다 칩 면적과 소비전력을 줄이고 성능은 높인 최첨단 기술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포럼에서 밝혔던 3나노 양산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한 것으로, 업계 1위인 TSMC가 목표한 일정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겼다. 파운드리 업계 후발주자로 TSMC보다 약 20년 이상 뒤쳐져있던 만큼 그간의 업력과 기술력에서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완전히 뒤집은 행보다.

특히 삼성의 3나노 공정 도입은 그 자체로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고객사들이 최첨단 기술력을 가진 회사에 물량을 위탁하고 싶어하고, 이 때문에 그간 전세계 기술력 1위로 꼽혔던 TSMC가 글로벌 대형 고객사를 꽉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계 특성상 고객사와의 계약을 통해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그간 삼성전자와 TSMC는 물량 수주에서부터 격차가 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 삼성전자는 16%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 시점을 TSMC보다 우선적으로 점하면서 유럽·미국 등 글로벌 고객사들이 TSMC에서 삼성전자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단 평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TSMC는 기술력과 이를 위한 설비 투자 규모에 있어서도 삼성전자보다 한참 우위에 있었다"며 "기존 고객사였던 애플을 TSMC에 뺏겼던 삼성전자가 TSMC를 뛰어넘은 기술력을 증명함으로써 애플을 비롯한 대형 고객사를 끌어올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파운드리 시장에서 기술력에 대한 증명이 곧 수율인 만큼 삼성전자의 3나노 반도체 수율에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첨단 공정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수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고객사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수율은 전체 생산품 중 정상품의 비율로, 품질이 얼마나 보장되느냐의 문제다. 그간 TSMC는 삼성전자보다 파운드리 수율이 뛰어나단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올 초까지 삼성전자 3나노 미세공정 시험수율은 10%~20%에 그쳤고, 최근 시험수율을 30% 이상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수율이 60% 이상 되어야 고객사와 양산을 협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상반기 양산하겠단 일정을 무리하게 맞춘 것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내 3나노 양산은 대단한 성과지만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수율이 80~90%까지 올라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TSMC가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기 전까지 삼성전자가 수율을 높이지 못할 경우 TSMC의 글로벌 고객사들의 물량 확보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순 없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편은지 기자 / silve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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