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공시제 초읽기…은행권 수익성 방어 ‘비상’

시간 입력 2022-07-14 07:00:05 시간 수정 2022-07-13 17: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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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신용평가사 점수 50점 단위 공시
기준금리 ‘빅스텝’ 불구 시중은행들 대출금리 낮추기 안간힘…수익 약화 우려

<자료=각 사>

금융당국이 이르면 내달부터 개편된 예대금리차 공시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은행권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다수의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수신금리를 올리는 등 ‘당국 눈치보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금리정보 공시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공시제도는 이달(7월) 취급분 공시부터 해당, 내달 공시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새로운 예대마진 공시제도는 △전체 은행 예대금리차 비교공시 △기존 3개월에서 1개월 단위로 공시기간 단축 △가계대출금리 공시기준을 은행 자체 신용등급이 아닌 신용평가사 점수로 변경 △신용점수 50점 단위로 세분화 공시 등을 골자로 한다.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는 새 정부의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출범 초기부터 활발히 논의돼 왔다. 이에 은행권 안팎에서는 실효성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지만, 당국의 의지는 확고했다.

시중은행들은 부랴부랴 수신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는 낮추기에 나섰다. 특히 한국은행이 세 차례에 이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 연 5%를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 금리를 연 5%로 일괄 감면 조정, 1년간 지원에 나선다. 또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신규 고객에게는 각각 0.35%포인트, 0.30%포인트 금리를 인하키로 했다. 하나은행도 연 7%를 넘는 고금리 대출 개인사업자에 한해 초과분은 최대 1%포인트 감면하고,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신청 고객에게도 최대 연 1%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다.

KB국민은행 역시 새희망홀씨, 사잇돌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지원 대출 상품 신규 금리를 연 1%포인트 일괄 인하하며, 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 대상도 확대키로 했다.

우리은행‧NH농협은행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1~8등급에만 적용하던 조정금리를 전 등급에 확대키로 했으며 농협은행은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확대했다.

여기에 수신금리까지 크게 인상시키며 전체적인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크게 오름에 따라, 은행의 자발적인 ‘예대마진 감축’이 수익성을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단행, 종전 1.75%의 기준금리가 2.25%로 올랐다. 이에 따라 조달금리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하는 결국 은행이 수익성을 일정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지속적으로 은행권에 예대마진 축소를 요구하는 동시에 기준금리는 큰 폭으로 올리고 있어 업계의 혼란이 크다”며 “당분간 은행권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도 “새로운 금리 공시제도의 취지가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증대시킨다는 것인데 은행별 예대마진을 비교공시하는 것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와닿지 않는다”며 “은행권에 대한 압박 메시지로만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은행권의 수익성 약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 가산금리 인하로 하반기에는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상승세가 둔화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시기 취약차주를 보호한다는 당국의 취지에는 일정 공감하지만 과도하게 한 쪽에만 부담을 지우는 방식은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업계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방향의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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