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구성한 여신협회, 실질적 선출 절차는 아직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빅테크와의 형평성은 해결 과제

5일 오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전 여신금융협회장이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서 멈춰 있던 차기 회장 인선 시계도 다시 돌아갈 전망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 여신업계의 당면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풀어낼 적임자가 누가 될지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렸다. 회추위는 14개 카드·캐피탈사 사장단과 감사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회추위가 구성됐음에도 후보 등록과 자격 요건 검증 등 실질적 선출 절차는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김주현 전 회장의 금융위원장 임명이 예상보다 늦어진 영향이다. 현재 여신협회는 오광만 전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늦어지는 선출 절차와는 별개로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은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후보로 언급되는 서준희 전 비씨카드 사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 등은 모두 민간 출신이다.
업계는 이들 후보가 거둔 경영 성과와 리더십 등을 놓고 보면 모두 차기 회장에 손색이 없는 인물들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 전 사장은 비씨카드의 순익을 끌어올리며 연임에 성공했고, 정 전 사장은 우리카드의 인기 상품 ‘카드의 정석’의 흥행 신화를 이끌었다. 정통 'KB맨‘인 박 전 사장의 경우 은행과 카드, 캐피탈 등 1·2금융권을 두루 섭렵한 전문가로 꼽힌다.
다만 여신협회장이 상근직으로 바뀐 지난 2010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된 민간 출신은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사장뿐이다. 올해 역시 관 출신 인물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기조가 장기간 이어진 데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한 만큼 금융당국과 카드사, 캐피탈, 빅테크 등 이해관계자들 간에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는 여신업계 요구가 날로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지난 2012년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도입된 이후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다. 네 차례에 걸친 수수료 조정으로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수수료는 4.5%에서 0.5%로, 연 매출 3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소규모 가맹점의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각각 낮아졌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는 2017년 11조6784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7031억원으로 35.1% 줄었다. 올해 1분기는 1조85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으나, 이는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소비심리가 회복된 덕분이라는 게 카드업계 설명이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도 카드업계의 고민거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평균 결제액은 6065억원 전년보다 35.0% 늘었다. 이 가운데 49.7%가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전자금융업자를 통해 이뤄졌고, 금융사의 비중은 27.6%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은 몇 년 전부터 카드사가 본업 외 부수 업무를 영위할 수 있게끔 했으나 깐깐한 규정 탓에 실효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별도 규정이 없는 빅테크는 고유 업무와 연관성이 불분명한 금융업에 수월히 진출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지적하는 카드업계 목소리도 커졌다.
수익성이 막힌 카드업계는 결국 돌파구로 자동차금융을 선택했다. 자동차금융을 영위하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2018년 7조714억원에서 2020년 8조6638억원, 지난해 9조7764억원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자동차시장 맹주로 군림하던 캐피탈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캐피탈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20조8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자산 규모면에서 카드사와의 차이는 여전하지만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여신업계는 금융당국과 정치권, 빅테크 등과 조율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며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들과 얼마나 수월하게 소통할 수 있을지가 차기 회장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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