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지표 못 믿겠다’…번 만큼 충당금 쌓는 카드업계

시간 입력 2022-07-26 07:00:02 시간 수정 2022-07-26 05: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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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계 카드사 대손충당금 전입액 7123억…전년比 24%↑
KB국민은 순이익의 93% 수준…우리카드는 순익보다 많아
금리 상승 및 금융지원 조치 종료로 부실채권 발생 우려 커져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규모를 대폭 늘렸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호한 연체율에도 카드사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금리 인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조치 등이 꼽힌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계 카드사 4곳(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총 7123억원으로 전년 동기(5768억원)보다 23.5%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22.4% 늘어난 257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상반기 순이익(4127억원)의 62.5% 수준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충당금 규모는 21.1% 늘어난 2273억원으로, 순익(2457억원)의 92.5%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64.6% 급증한 1350억원으로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이는 상반기 순익 134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하나카드의 경우 4.5% 줄어든 921억원의 충당금 규모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보수적인 적립 기조를 이어갔다. 하나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1187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에 대비해 쌓아두는 준비금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 건전성 지표의 영향을 받는다. 

신한카드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연체율(1개월 이상)은 0.92%로 전년 동기(0.85%)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NPL 비율은 0.81%로 0.07%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0.82%에서 올해 2분기 0.78%로 0.04%포인트, NPL 비율은 1.00%에서 0.90%로 0.10%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연체율과 NPL 비율은 0.80%, 0.65%로 각각 0.05%포인트, 0.06%포인트 개선됐다. 하나카드의 경우 연체율은 0.25%포인트 하락한 0.79%, NPL 비율은 0.40% 개선된 0.59%를 기록했다.

이처럼 건전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음에도 카드사들이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꼽힌다. 올해 들어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카드사의 조달비용 부담은 커졌고,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초 여신전문금융회사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각종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과 여전사의 자금조달·운용상 특수성으로 취약 요인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9월 종료되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 정책 역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던 금융지원 정책이 네 차례나 연장되면서 차주의 상환 여력을 가늠할 수 없는 ‘깜깜이 여신’에 대한 우려는 커진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아 상환 여력이 낮아진 차주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금융지원 조치로 인한 잠재 부실 우려도 여전한 만큼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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