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캐피탈 상반기 순익만 6400억대…증권계열 위상 ‘위협’

시간 입력 2022-07-27 07:00:05 시간 수정 2022-07-26 17: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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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계 캐피탈 4곳, 상반기 순익 6419억원…전년比 43.1%↑
기업금융·중고차 집중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영향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업황 악화로 하반기 실적 전망 '먹구름'

금융지주계 캐피탈들이 올해 상반기 일제히 개선된 성적표를 기록하며 그룹 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해외 시장 진출 등을 바탕으로 일부 캐피탈은 그룹 증권 계열사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부실 채권 발생 가능성이 커지며 하반기 실적은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계 캐피탈 4곳(신한·하나·KB·우리금융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64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85억원)보다 43.1% 급증했다.

신한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2036억원으로 전년 동기(1313억원)보다 55.1% 급증했다. 여신 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및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늘어난 결과다.

신한캐피탈의 지난 6월 말 기준 영업자산은 11조82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출과 유가증권 자산은 7조9410억원, 2조4864억원으로 각각 13.8%, 18.3% 늘었다.

하나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163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255억원) 대비 30.0% 증가한 수치다. 리테일을 기반으로 한 수수료이익 등 일반영업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KB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 올해 상반기 순익은 1502억원, 1250억원으로 각각 38.2%, 51.9% 늘었다.

이들 캐피탈 중 일부는 그룹 내 ‘효자’ 비은행 계열사로 꼽히던 증권사의 순이익을 뛰어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1891억원), KB증권(1824억원), 하나증권(1391억원) 등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모두 전년보다 약 50% 감소했다.

이는 증시 불황으로 인한 증권사의 실적 부진도 있겠으나, 각 캐피탈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신한캐피탈은 2020년 10월 9500억원 규모의 리테일 자산을 신한카드에 양도하고 기업·투자금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금융은 리테일보다 리스크는 높지만 더 큰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나캐피탈은 2018년 하나금융지주에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기업금융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KB캐피탈은 자동차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중고차 금융과 기업금융에 집중해 수익성 제고를 꾀했다.

다만 이들 캐피탈의 호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업황 악화가 예견돼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리면서 캐피탈사의 조달 비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6월 말 기준 기준금리는 1.78%로 전년 동기 대비 1.25%포인트 인상됐으나, 같은 기간 카드채·기타금융채(AA+, 3년물)의 금리는 4.45%로 기준금리의 두 배가 넘는 인상폭(2.65%포인트)을 기록했다.

늘어난 기준금리는 카드사의 조달비용뿐만 아니라 부실 채권 발생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DI가 26일 발표한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최고금리 운용방안’ 보고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현재보다 조달금리(카드채 3년물 기준)가 추가로 2%포인트 상승하면, 지난해 말 기준 2금융권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차주 중 약 111만명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회사별로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과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달라 금리 인상에 따른 건전성 저하폭에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은 캐피탈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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