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손실흡수력 확대…‘주주환원’ 속도 빨라질 듯

시간 입력 2022-07-28 07:00:08 시간 수정 2022-07-27 17: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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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손충당금전입액 전년동기比 70%↑
분기배당에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가치 제고 나서

4대 금융지주 대손충당금 적립 추이. <자료=각 사>

금융지주사가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늘리면서 손실흡수능력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취약차주 지원 조치 종료를 앞두고 시장의 건전성 우려 해소에 나서면서 금융지주사가 추진하는 주주환원 정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9842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1664억원보다 70.1% 증가했다. 오는 9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상환·이자 유예조치 프로그램 종료를 앞두고 건전성 우려를 잠재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처럼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시행할 명분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 여력을 키우기보다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왔다.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지난해엔 주가부양책을 내놨지만 배당성향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올 2분기 들어 바뀌기 시작했다. 배당 자제를 권고한 행정지도가 6월 말 종료된 데다 2년여 기간 동안 1조원에 육박하는 충당금 적립에도 순이익은 확대되면서 상반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일찍이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채비도 마친 상태다. 지난해 중장기 배당성향 목표로 30%가량을 제시하면서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가부양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KB금융은 올해 1분기부터 매 분기 주당 500원을 배당한다고 결의했다. 올해 2분기에도 보통주 1주당 배당금 500원을 지급하고 상반기에만 누적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해 주주환원 의지를 구체화했다.

신한금융은 작년 2분기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 3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를 열어 분기배당을 정례화했다. 2분기 배당금은 오는 8월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도 지난 15년간 이어온 중간배당 전통을 계승해 올해 주당 8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하나금융은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 확대는 물론 다양한 자본 활용 방안을 통해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하반기 자사주 소각 카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역시 올해 주당 15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21년 말 주당 배당금이 900원보다는 낮지만 시장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배당 매력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중간 배당금이 전년과 같은 수준인 점은 다소 아쉬우나 연간으로 볼 때 연말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타사 대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배당 매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중간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주춤했던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금리인상, 물가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려의 시각도 여전하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상승으로 인한 이익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상승 환경에도 이익 모멘텀 악화와 수익성 둔화가 예상돼 주가 모멘텀은 악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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