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지주계 보험사…생보사만 실적 급락 이유는

시간 입력 2022-07-27 17:34:29 시간 수정 2022-07-27 17: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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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상반기 순익 207% 껑충…예상보다 양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지주계 생보사 일제히 순익 감소…증시 불황에 변액보험 수익성 악화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계 보험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손해보험사는 손해율 개선 등으로 전년보다 나아진 실적을 기록한 반면, 생명보험사들은 증시 불황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두 업권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영환경 탓에 이 같은 차이는 실적 발표를 앞둔 상장 보험사들에게도 나타날 것으로 시장과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 급증했다.

KB손해보험의 2분기 손해율은 82.0%로 전분기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84.2%, 일반보험 손해율은 75.0%로 전분기 대비 각각 1.0%포인트, 12.6%포인트 내렸다.

올해 2분기 기준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1%로 전분기 74.6%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당초 업계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 해제 등으로 자동차 운행량이 늘어 손해율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유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대 이하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KB금융지주 생명보험 계열사들은 전년보다 악화한 실적을 기록했다. 푸르덴셜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7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0% 줄었고, KB생명은 347억원 순손실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신한금융의 신한라이프와 하나금융의 하나생명 역시 올해 상반기 2775억원,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2%, 47.7% 감소한 순익을 기록했다.

생보사들의 실적 감소는 올해 들어 증시 불황으로 변액보험보증준비금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내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수익성이 높은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차이는 실적 발표를 앞둔 상장 보험사에서도 나타날 전망이다. 증권가는 생보사 실적에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한 반면, 손보사 실적 전망치는 높여나가는 중이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생명보험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생보사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 증시 부진과 신계약 감소 등을 꼽았다.

정 연구원은 “증시 부진 관련 이슈는 증시가 회복하면 해결되는 문제다. 생보사가 직면한 가장 큰 우려 요인은 신계약 감소”라며 “수년간 이어진 판매 채널 점유율 감소에 경기 둔화가 겹치며 신게약이 급감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이익 체력이 하락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반면 손해보험은 생명보험과 마찬가지로 경기 둔화로 인한 신계약 감소가 나타나고 있지만, 판매 채널 점유율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는 설명이다.

보험연구원 역시 올해 생·손보사가 거둬들이는 보험료 규모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지난 26일 발간한 ‘2022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 보고서는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등으로 보헙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생보사의 수입보험료가 지난해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손보사들의 올해 원수보험료는 전년 대비 4.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보험의 실적 둔화에도 장기손해보험과 일반손해보험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보험연구원은 장기손해보험의 경우 질병·상해보험과 운전자보험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손해보험은 배상책임보험과 종합보험, 기타특종보험의 성장으로 전년보다 6.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시중금리 상승으로 저축보험의 상대적인 금리 경쟁력은 약화되고 가계의 부채 부담 확대로 저축 여력 또한 위축될 것”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생보업의 투자형상품인 변액보험 성장성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고, 급격한 시중금리 상승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보장성보험 수요 또한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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