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 유상증자로 챙긴 실탄만 1조원…토스뱅크, 부동산 대출시장 참전 채비

시간 입력 2022-07-29 07:00:01 시간 수정 2022-07-28 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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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영업 기반 마련…1분기에만 여신 2조원 넘게 달성
중저신용 대출 확대에 전세자금대출로 상품 라인업 강화 예정

토스뱅크가 출범 이후 수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는 대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면서 위험가중자산이 늘자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추가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신규 상품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대출 영업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지난해 10월 자본금 2500억원으로 출범한 토스뱅크는 지금까지 네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신속하게 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번 증자를 마치면 납입자본금은 총 1조5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당초 토스뱅크는 5년간 1조원의 추가 증자가 목표라고 했지만 출범 1년도 안 된 시점에 이미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목표치의 80%를 채웠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최근 고속 성장에 발 맞춰 증자 일정이 앞당겨졌다”며 “토스뱅크의 비전과 성장성을 신뢰하는 주주사들의 지원으로 추가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가계대출 성장을 위한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임에도 토스뱅크의 대출 자산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1분기 토스뱅크의 여신 잔액은 2조5963억원으로 작년 말에 견줘 5배 가까이 늘었으며 6월 기준 대출 잔액 4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시중 은행의 총 가계 대출 규모가 622조원에서 616조원으로 약 6조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 데다 적극적으로 중·저신용자 신용 대출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1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1.4%로 인터넷뱅크인 케이뱅크(20.2%)와 카카오뱅크(19.9%)보다 앞선 수치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면서 위험가중자산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말 9936억원이었던 위험가중자산은 올해 1분기 3조1532억원으로 급격하게 확대됐다.

통상 대출이 늘면 위험가중자산도 덩달아 증가하지만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 위주로 대출 영업을 확대한 만큼 위험 가중치가 높아져 더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따라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BIS자기자본비율도 36.71%에서 17.57%로 반토막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자본건전성을 확보할 필요성도 강해졌다. 토스뱅크는 인터넷뱅크의 초기 성장성을 담보하기 위해 내년까지 은행에 적용되는 바젤Ⅲ 규제를 받지 않지만 위험가중자산이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여신 영업을 전개하는 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단기간에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어 토스뱅크 입장에서는 대출 여력을 더 확대할 기반이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토스뱅크는 이번 유상증자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하반기 내로 금융권의 ‘효자 상품’으로 꼽히는 비대면 전세대출을 출시한다. 내년에는 주택 구입자금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해 대출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개인사업자 대출뿐 아니라 씨티대환대출 제휴 사업자로 선정돼 시중 대출 고객을 흡수하는 데에도 나선 상황이다.

또 6월 기준 전체 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6%로 토스뱅크가 올해 목표로 제시한 중금리 대출 비중 42%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토스뱅크의 총 여신은 2조6000억원 규모로 작년 말 대비 388.5% 증가했는데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토스뱅크의 성장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가계 대출 성장을 위한 매크로 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토스뱅크는 견조한 대출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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