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대손충당금 고삐 죄도 수익성에서 ‘선방’

시간 입력 2022-08-01 07:00:05 시간 수정 2022-07-31 0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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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지방은행, 상반기 순익 8503억원…전년동기比 13%↑
하반기 선제적 리스크 관리 주력할 전망

<자료=각 사>

올 상반기 지방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대폭 적립했지만 준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금리인상기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건전성 지표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개선되고 있어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확대 기조를 권고하고 있는 데다 작년 호실적에 큰 기여를 했던 ‘비이자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하반기 실적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BNK부산·경남·DGB대구·JB전북·광주)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29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027억원보다 47.4% 증가한 수치이다. 지방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도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에 나선 건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 확대, 세계 주요국의 통화긴축 등 커지는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지방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850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507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지방은행별로 살펴보면 J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1056억원, 1249억원의 순익을 달성해 전년 동기보다 22%, 21.7% 가량 증가했다. 이어 경남은행(16.1%), 대구은행(11.6%), 부산은행(5.8%) 순으로 높았다.

금리인상에 따라 이자이익이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같은 기간 5대 지방은행의 이자이익은 총 2조4891억원으로 1년새 14.6% 증가했다. 기준금리가 지난해 6월 0.5%에서 올해 6월 기준 1.75%까지 증가하면서 예대마진 확대로 수익성이 증대된 것이다.

수익성 확대와 함께 건전성 지표 개선세도 뚜렷하다. 상반기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37%, 0.32%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p), 0.09%p 감소했다.

이자이익과 대조적으로 5대 지방은행의 비이자이익은 대체적으로 줄었다. 지난 상반기 지방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703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둬들인 부산은행은 올해 상반기 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대구은행 역시 같은 기간 413억원에서 77억원으로 81.3% 감소했다. 주식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데다 금리 변동성이 커져 유가증권과 외환·파생상품의 이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상반기 지방은행의 실적이 확대됐지만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리 변동성 확대, 인플레이션 확대 등으로 취약차주의 잠재부실률과 함께 지역경제 악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보통 이자이익의 경우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다소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고 금리 변동성에 따라 신용도가 낮은 취약 차주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어 지방은행이 대체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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