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보다 더 가파른 예적금 증가세…시중은행 ‘역머니무브’ 가속

시간 입력 2022-08-04 07:00:00 시간 수정 2022-08-03 18: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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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원화예수금 전년동기比 7% 증가…대출보다 증가율 높아
7월 예금수신고 첫 700조 뚫어…가계대출은 700조원 아래로
기준금리 인상·투자시장 침체로 안전자산 선호도 커질 전망

상반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예수금 증가 속도가 대출금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부터 시작된 투자 자산 시장이 침체에 금리 인상 영향으로 유동성이 은행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과도한 예대마진에 대해 제동을 건 데다 유동성 유연화 조치 종료에 따라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하반기에 수신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예적금 상품을 찾는 수요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원화예수금 규모는 1483조10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조원(7.5%)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원화대출금 규모는 1417조07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조원(6%) 증가했다. 예수금 증가율이 대출금보다 1.5%포인트(p) 앞선 것이다.

정기예금 적립 규모도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시중은행의 월별 계수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712조4491억원으로 전월(685조0959억원)보다 3.9%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겼다. 반면 가계대출은 697조4366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2155억원 감소했다.

이는 유가증권, 가상자산 등 투자자산 시장 침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상반기 장중 328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지수는 현재 2400대를 횡보하고 있다. 또 지난달 29일 기준(코스피·코스닥·코넥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7111억원으로 2021년 일평균 거래대금인 29조5617억원보다 40% 감소하며 투심이 크게 꺾인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올해 초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수신금리가 덩달아 오르자 수요가 대거 몰렸다. 지난해 8월 0.75%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2.25%로 1년 새 총 1.5%p 올랐다. 이에 따라 3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3.6%, 적금 금리는 최대 5.5%까지 치솟았다. 예적금금리가 인상되더라도 1%대를 유지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역머니무브 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자 금융권에서 대출금리를 낮추고 수신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 이유에서다.

또 주요 선진국의 금리인상, 고물가로 한은이 하반기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서에서 “현시점 물가 리스크가 크고,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시중은행은 자금이 쏠리는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부터 유동성커버리지(LCR)비율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되면서 9월까지 LCR 90%, 12월에는 92.5%까지 높여야 한다. 내년 7월에는 100%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수신고를 쌓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성도 그만큼 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금리가 연 4%대를 코 앞에 두면서 역머니무브 현상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며 “LCR 관리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수신고가 늘어나면 한층 여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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