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인수전 뛰어든 하나금융, ‘규모의 경제’ 노린 포석?

시간 입력 2022-09-20 17:50:33 시간 수정 2022-09-20 17: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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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의향서 제출
하나카드 점유율 제고 및 글로벌 사업 강화 기회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인수 후보군의 움직임이 잠잠한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예비입찰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금융권 이목이 쏠린다. 3년 만의 재도전을 두고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와의 합병 시너지로 하나카드의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59.83%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우리금융과 KT 등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2019년 롯데카드 인수에 나섰다가 MBK파트너스-우리금융 컨소시엄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예비입찰에 나선 배경으로는 그룹 내 비은행 사업 강화가 꼽힌다.

하나금융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30%로 전년 말(35.7%)보다 소폭 하락했다.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하나증권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하나카드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6.5% 감소한 영향이다.

하나카드의 실적 부진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카드론 취급을 줄인 데 따른 영향이지만, 낮은 시장 점유율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이 낮은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신용카드 이용실적(구매전용 제외)에서 하나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가장 낮았다. 경쟁사의 경우 △신한카드 21.6% △삼성카드 19.0% △KB국민카드 17.7% △현대카드 16.2% △롯데카드 9.7% △우리카드 8.7% 순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합병을 꾀하면 하나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실적 점유율은 국민카드와 현대카드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또 연간 2500억원대의 순이익을 더해 우리금융과의 3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롯데카드가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유통채널의 충성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방대한 온·오프라인 유통 데이터는 현재 금융지주들이 추진 중인 데이터 사업에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사 시장 점유율은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뿐만 아니라, 신사업인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비금융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진 지금, 롯데카드가 보유한 유통 데이터의 가치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인수는 하나카드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글로벌 사업을 개선하는 데에도 일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8년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뒤 소비자금융업에서 선구매 후지불(BNPL) 서비스로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반면 하나카드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는 경쟁사와 달리 현재 일본에 해외법인 1곳만을 운영 중이다.

다만 3조원에 달하는 인수가가 과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인 만큼, 롯데카드 인수전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카드 업황 악화로 인수 시너지도 불투명해진 만큼, 인수 과정이 마무리되기까지 상당한 변수가 이어질 수 있다고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M&A 매물로서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매도자와 매수자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M&A가 최종 무산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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