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 턱밑’ 강달러에 놀란 시중은행, 외화 수급 비상

시간 입력 2022-09-21 17:40:43 시간 수정 2022-09-22 14: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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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심리적 저지선’ 1400원대 턱밑 추격
강달러에 외화예금 급감…리스크 관리 나서
시중은행, 외화 조달 수단 확대로 외화 유동성 관리 강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육박하면서 외화 수급 불안도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보수적인 외화 유동성 관리를 주문한 가운데 시중은행은 외화 조달 수단을 다각화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20일 기준)은 전날 종가보다 4.1원 떨어진 1390.10원에 마감했다. 8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1340원대에 머물렀던 환율은 지난 15일 1391.70원까지 치솟으면서 ‘심리적 저지선’이라 여겨지는 1400원대 턱밑까지 바짝 추격했다.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환율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는 외화예금도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882억7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21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합한 것을 의미한다.

국내은행의 지난달 외화예금은 24억6000만달러 감소한 79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외화예금이 줄면 국내은행들의 단기 해외 차입 필요성이 커져 조달 비용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비용도 증가한다.

외화예금 감소로 위기 시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질 것을 감안해 시중은행들은 외화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평균은 112.19%로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인 80%를 훨씬 웃돌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선제적인 외화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해서다.

KB국민은행은 앞선 15일 신한라이프와 외화증권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통해 국민은행은 신한라이프가 보유한 외화증권을 빌린 뒤 이를 담보로 해외에 외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대내외 여건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신규 조달수단을 확보할 필요성에 대해 금융당국과 인식을 같이하게 돼 추진했다”며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외화 자금 조달을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안정적인 외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수단 다변화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연계차입 형태의 외화 클럽론 미화 4억 달러를 차입했다. 지속가능연계차입이란 대출 금리 설정 방식에 기업의 지속가능 활동을 연계한 구조로 자금조달 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금리 감면 등 경제적 이익을 명문화한 대출 상품이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부산은행이 선제적으로 외화 유동성 확보에 나선 상태다. 이달 2일 총 6개국 22개 기관을 상대로 5년 만기 ‘외화 소셜 신디케이트론’ 미화 3억달러를 차입했다.

지난 7월 초부터 신디케이트론 조달을 추진한 부산은행은 불안정한 외화조달 시장을 감안해 타 금융기관과 중복되지 않도록 투자자 모집 일정을 조정하고 조달 경험이 풍부한 미즈호은행과 협업하는 등 자금 조달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이달 초 환율 급등과 관련해 달러화 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은행권에 보수적인 외화 유동성 관리를 강조한 것과 맞물린다.

지난 6일 김영주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환율상승에도 현재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보이나 더욱 보수적으로 외화유동성을 관리해 나가달라”며 당부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외화 자금을 조달할 수단을 조만간 발표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화 차입시장 변동성 확대 대비 외화자금 선조달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외화 대출 등 자산 증가 억제를 통해 외화 유동성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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