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시대…기업대출 늘어난 은행권도 ‘두렵다’

시간 입력 2022-09-23 17:15:27 시간 수정 2022-09-23 17: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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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상승으로 제조업 등에 타격 전망
은행권 전체 기업대출 중 제조업 비중 30%대…리스크 ↑

13년만의 원·달러 환율 1400원 시대를 맞으면서 금융권에 기업대출 리스크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고환율은 원자재 가격을 높여 원자재를 기술로 가공해 되파는 국내 제조 기업들 경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는 탓이다.

고환율 발 기업경기 악화가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 해소에 나선 금융권이 기업대출을 옥죄면서 다시 기업 부실 악화를 유발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2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12.50원에 마감했다. 앞서 원·달러 지난 22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400원을 돌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 31일(1422원) 이후 13년 6개월여만에 1400원대를 넘어섰다.

이에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지난 21일 발표한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대상으로 조사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의 과반수인 66.%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환율로 인한 비용부담이 수출 증가를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기업의 이익은 증가하지만 경상수지 악화로 수출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수출 증가율은 5.4%로 16개월여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후로도 수출 증가율은 7월 9%, 8월 6.6%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20일까지도 수출액이 전월 동기보다 도리어 8.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이 리스크는 은행권으로 돌아가게 된다. 올 들어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그 영향도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총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46조1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8조7000억원 늘어나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8월 기준 지난 2009년 통계치 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다.

환율 폭등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조업 대출의 비중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말 기준 전체 예금은행의 대출 중 제조업 대출 잔액은 382조4914억원으로 전 산업군(1204조9444억원) 중 31.7%에 달한다.

제조업 대출 규모는 점차 증가 추세였다. 지난해 4분기말 365조2506억원이던 대출 규모는 올 1분기 374조138억원에서 2분기 382조4914억원까지 점차 증가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각 경제 주체들 전반의 신용리스크 확대, 원화 약세가 은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국 규제로 감소해온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힘을 주던 은행권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몸을 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으로 은행 대출에 몰리던 기업들 입장에서는 대출 문이 막히면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의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업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22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경제팀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단기간 내 변동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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